1958년 8월8일 구속된 재야운동가 함석헌 스토리
59년 전 오늘인 1958년 8월8일, 재야운동가였던 함석헌 선생(1901-1989)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긴급 구속됐다. 독립운동에 헌신하며 투옥과 석방을 되풀이했고 해방 후에는 이승만의 독재에 맞서 싸우면서도 비폭력을 강조해 '한국의 간디'로 불렸던 그가 갑자기 구속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문제가 된 것은 월간잡지 사상계 8월호에 실린 글이었다. '생각하는 백성이라야 산다'는 제목의 이 논설은 큰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다. 그는 이 글에서 "생각하는 백성이라야 역사를 지을 수 있다"며 민중이 깨어날 것을 강조했다.
서울지검은 조사결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가 없다고 불기소 처분했다. 하지만 이 필화사건은 그의 '씨알 사상'에 이목이 집중되는 계기가 됐다. 씨알은 흔히 종자나 열매를 뜻하는 단어로 쓰이지만 그의 사상에서는 민중을 이르는 말이었다.
'생각하는 씨알이라야 지을 수 있다'고 한 역사가 무엇인지는 그의 저서 '뜻으로 본 한국역사'를 통해 알 수 있다. 30대 초반 '성서조선'에 연재한 '성서적 입장에서 본 조선역사'를 바탕으로 한 이 책에서 한국의 역사는 '고난의 역사'로 정의된다. 그리고 고난에 좌절하거나 이를 받아들일 것이 아니라 극복해 보다 높은 차원으로 올라가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70년부터 펴낸 '씨알의 소리'에서도 그는 줄곧 '생각하는 씨알'을 강조했다. 민중이 깨어나야 새로운 역사를 쓸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를 바탕으로 '씨알의 소리'는 당시 민주화 운동에서 선도적 역할을 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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