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내리는 만큼 주유소 안 내려 "비싸게 사서 싸게 팔진 못해"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올해 상반기 급락했던 국제 유가가 지난달부터 다시 오르고 시작했다. 두바이유 기준 7월 7일 배럴당 45.88달러였던 원유 가격은 8월 2일 기준으로 51.03달러로 11.22% 상승했다. 그렇다면 같은 기간 우리동네 주유소 기름값은 얼마나 올랐을까.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주유소에서 판매하는 보통 휘발유 전국 평균 가격은 리터당 1438.93원에서 1439.82원으로 0.06% 오르는데 그쳤다.
동네 기름값과 국제 유가간 등락 속도가 차이나는 이유는 주유소에 있다. 일반 국민들의 기름값 등락 체감속도를 결정하는 주체는 주유소다. 주유소는 정유사의 공급가를 원가로 삼아 가격을 산정한다. 전국 1만2000개의 주유소들은 각자 기름탱크에 석유제품을 한 달에 2~3번 정도 정유사로부터 사들여 저장해뒀다가 판매한다. 주유소가 가장 많이 이익을 남기는 방법은 석유제품이 쌀 때 정유사로부터 판매할 기름을 사놓고, 비쌀 때 소비자에게 많이 팔아 이익을 남기려고 하는 것이다.
요즘처럼 유가가 오를 땐 주유소는 정유사로부터 예전에 싸게 산 휘발유를 비싸게 팔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이라 가격을 올리는 게 이득이다. 그러나 다른 주유소들과 경쟁을 해야하기 때문에 가격을 올리는데도 한계가 있다. A주유소가 50원 올릴 때 B주유소에서 40원만 올려도 손님을 뺏길 수 있기 때문이다. 주유소 간 견제심리 때문에 가격 상승 효과가 억제될 수 있는 셈이다.
주유소 관계자는 "주유소에서 가격을 결정하는 건 일종의 마케팅 활동이라고 봐야한다"며 "소비자들은 인터넷 사이트나 애플리케이션과 같은 수단을 통해 가장 싸게 파는 주유소 정보를 찾아 구매하면 된다"고 말했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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