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자유한국당 당대표에 도전하는 홍준표 전 경남지사와 원유철 의원이 23일 TV토론 개최 여부 등을 놓고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다.
원 의원은 이날 원주에서 열린 7·3전당대회 강원도 타운홀 미팅에서 홍 전 지사를 향해 "TV토론을 거부하면 후보 사퇴하기로 신상진 후보와 합의했다"며 "새로운 희망과 비전을 보여주기 위해 토론을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원 의원이 홍 전 지사의 거침없는 발언과 특유의 '싸움꾼' 성향을 겨냥한 듯 "군인이 됐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공세를 가하자, 홍 전 지사는 "고등학교 졸업하고 육군사관학교에 합격했지만 아버님이 누명을 쓰는 바람에 육사를 포기하고 법과대학에 갔다"며 "실제 군인이 될 뻔했다"고 재치있게 넘어갔다.
이어 그는 "싸움 안 하는 정치인은 정치인이 아니다. 좋은 게 좋은 거라는 식으로 한다면 정치할 필요 없다"면서 "특히 야당이 싸움할 줄 모르면 그건 야당 자격이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번 전당대회가 대선의 연장전이 된다면 희망이 없다"며 "홍 전 지사의 대선 지지율 24%는 성과이자 한계였다. 우리가 힘을 모아서 76%로의 가능성을 만들고, 문재인 정권의 실정을 견제하고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내년 지방선거에서 확실히 승리해서 진정으로 국민의 사랑을 받고 지지받는 정당이 되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홍 전 지사는 마무리 발언을 통해 이러한 원 의원의 발언에 또다시 역공을 가했다. 그는 "저희 당이 해방 이후 자유당이 궤멸된 후에 이렇게 궤멸된 일이 없다. 그만큼이나 위중한 상황"이라며 "지난 대선 때 제가 후보로 나서서 품위를 지키고 점잖은 소리하고 공자 같은 말을 했다면 지지율이 10% 미만으로 나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 전 지사는 "사건과 화제를 만들고 좌충우돌하지 않고는 적어도 15%를 넘길 수가 없다"면서 "이번 전당대회를 계기로 당이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고 밝혔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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