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웜비어 쇼크' 미국 강타…미 전역 분노로 들끓어…"북한 반드시 벌 줘야"

복한에 17개월째 억류됐다 석방된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22)가 13일(현지시간)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의 런킨 공항에서 혼수상태에 빠진 채로 이송되고 있다/AP=연합뉴스

북한에 17개월간 억류됐던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22)가 혼수상태로 돌아오면서 미국 전역이 분노로 들끓고 있다.

웜비어의 아버지 프레드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가족들은 일주일 전까지 웜비어가 혼수상태라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면서 "북한은 잔혹하고 테러리스트 같은 집단"이라고 비난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14일 사설을 통해 "북한이 미국 시민에게 위해를 가한 것에 대해 반드시 벌을 줘야 한다 신속한 대북 제재에 착수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정치권도 즉각 북한을 맹비난했다. 공화당의 롭 포트먼 상원 의원은 "북한의 혐오스러운 행동은 국제적으로 비난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셰로드 브라운 상원 의원도 "북한의 비열한 행동은 반드시 비난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국제 인권 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HRW)는 "대학생의 짓궂은 장난에 불과한 행동에 벌금도 아닌 15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한 것은 (웜비어를) 정치적 도구로 쓰려 한 것"이라며 "북한이 웜비어에게 어떤 행위를 했는지 밝혀내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북한에 17개월째 억류됐던 미국 버지니아 주립대생 오토 웜비어(22)가 석방됐다. 그러나 웜비어는 현재 혼수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사진=AP=연합뉴스

혼수상태로 귀국한 이른바 '웜비어 쇼크'에 미국이 크게 분노하고 있는 가운데 웜비어의 혼수상태는 고문으로부터 야기된 것이라는 의혹도 나왔다.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정보 당국이 웜비어가 반복적으로 구타를 당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며 "(인질) 사건 초기에는 웜비어가 (구타로) 사망했다는 이야기도 있었다"고 전했다.

웜비어는 지난해 1월 평양을 여행하다 호텔에서 정치 선전물을 훔치려 했다는 이유로 체포돼 체제전복 혐의로 15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다.

이후 웜비어는 선고 직후인 작년 3월 혼수상태가 됐지만, 북한은 1년 넘게 그의 상태를 숨겼다고 미국 언론들은 전했다. 이에 대해 북한은 그가 재판 후 보툴리누스 중독증에 걸린 뒤 수면제를 복용했다가 혼수상태에 빠졌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웜비어가 입원한 미 신시네티 주립대 병원 의료진은 이같은 북한의 주장에 대해 15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웜비어가 보툴리누스 중독증에 걸렸다는 아무런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며 반박했다.

이날 의료진은 웜비어의 뇌 조직이 광범위하게 손상됐으며, 뇌 부상의 원인은 아직 모른다고 밝혔다. 의료진은 또 웜비어가 아직 말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시아경제 티잼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