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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피처폰'의 창창한 미래

최종수정 2017.05.27 16:44 기사입력 2017.05.27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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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피처폰 판매량 급증
스마트폰은 감소세로 돌아서

전력 불안정한 개발도상국에서
피처폰, 배터리 일주일 지속 매력
스마트폰 비해 가격도 훨씬 저렴
문자메시지만으로 송금도 가능해져
[아시아경제 김동표 기자]스마트폰이 새로운 경쟁자의 출현에 맞닥뜨렸다. 피처폰이다.

과거의 영광을 뒤로하고 유물로 남을 것으로 예상됐던 피처폰이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있다. 한 손에 들어오는 작은 크기에 소형 스크린의 피처폰. 전화와 문자메시지가 사실상 기능의 전부인 기기다. 노키아나 모토로라가 전성기를 구가하던 그 시절의 핵심제품이다.

27일 미국 경제전문매체 블룸버그는 "모바일 시장을 점령해온 스마트폰이 전혀 예상치 못한 새로운 라이벌을 만났다. 개발도상국 시장에서 피처폰이 급속하게 성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오래된 '피처폰'의 창창한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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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끝났다던 피처폰 산업이 최근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고 있다. 지난 수년간의 급속한 쇠락 이후, 피처폰의 글로벌 출하량이 2분기 연속 상승세로 돌아섰다. 특히 개발도상국에서의 성장세가 눈부시다. 아프리카에서 피처폰의 판매량은 2016년 2분기에 전년대비 32% 급증했다. 반면 스마트폰은 5.2% 하락했다. 여기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먼저 피처폰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가격'이다.

2016년말, 전세계에 출시된 스마트폰의 평균가격은 256달러(약 28만원)였다. 반면 피처폰은 19.3달러(2만1000원)에 불과했다. 고등교육을 받은 도시생활자의 연 평균소득이 1만달러(1100만원)에 못 미치는 개발도상국에서, 이런 가격차는 제품 선택에 결정적 요인이다. 인도의 경우는 평균소득은 5385달러(600만원) 수준이다.

설령 256달러를 지불할 능력이 있는 소비자라 할지라도, 개발도상국의 중고 IT시장은 스마트폰보다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아프리카 가나에서는 256달러로 펜티엄3급 데스크탑 중고 컴퓨터, 평면모니터, 위성안테나 그리고 텔레비전 위성신호를 도용할 수 있는 장비까지 살 수 있다.

피처폰의 또다른 무기는 '배터리'다. 여전히 다수의 개발도상국은 전력상태가 불안정하다. 정전이 잦고, 전기가 끊겨도 언제 다시 들어올지 알 수 없다. 스마트폰을 마음 놓고 사용하기 쉽지 않은 환경이다. 스마트폰은 사실상 매일매일 충전해야하는 전자기기이기 때문이다.

반면 피처폰은 한 번 완전충전하면 일주일까지도 쓸 수 있다. 블룸버그는 "서아프리카에서는 스마트폰 소유주라 할지라도 피처폰을 들고 다니지 않는 경우는 드물다. 전력과 전파가 불안정한 상황에서 스마트폰에만 의지하다간, 전화와 문자를 못받기 일쑤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피처폰 제조사들 역시 품질과 서비스의 혁신을 이뤄내고 있다. 중국의 아이텔(iTel)은 저소득 문맹·시각장애인이 활용할 수 있는 '음성인식 텍스트 전송기능'을 탑재한 피처폰을 만들었다. 인도의 징크(Zync)는 유심을 6개까지 동시장착할 수 있는 피처폰을 내놨다. 이용자가 6대의 전화를 구매할 필요없이, 하나의 전화기로 6개의 번호를 가질 수 있게 한 것이다.

피처폰의 문자메시지 기능만으로도 송금과 결제 등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바일결제 서비스 '엠페사(M-Pesa)'의 작동 모습.

피처폰의 문자메시지 기능만으로도 송금과 결제 등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바일결제 서비스 '엠페사(M-Pesa)'의 작동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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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피처폰의 가장 결정적인 혁신은 '문자메시지 결제시스템'이다. 피처폰의 문자메시지 기능만으로 송금이나 결제가 가능하다. 이용자는 은행이나 서비스센터에서 일정 금액의 신용을 구매하면, 문자메시지만으로 친구나 사업자에게 돈을 전달할 수 있다.

거의 20억에 가까운 인구가 예금, 송금 등 가장 기초적인 금융서비스로부터 배제돼 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이는 일상을 바꾸는 혁신이다.

케냐의 '엠페사(M-PESA)'가 그런 서비스의 대표적인 사례다. 문자메시지로 송금과 쇼핑결제, 공과급납부, 교통비 결제 등의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1900만명의 사용자가 매일 1억4000만달러(1500억원)를 주고받는다.

모바일을 뜻하는 'M'과 스와힐리어로 돈을 뜻하는 '페사'를 섞어 이름 붙인 '엠페사'는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해 이제는 케냐의 거의 모든 영역에서 사용되고 있다. 수도 나이로비 도심 주차장에서 주차 요금을 낼 때, 빈민촌의 허름한 노점에서 구운 옥수수를 사먹을 때도 엠페사가 사용된다. 월급도 엠페사로 지급받고 불우이웃돕기성금도 엠페사로 모금한다. 속도위반 벌금도 엠페사로 낼 수 있다.

블룸버그는 "올해 스마트폰 시장은 판매량 증가도, 기술적 혁신도 더딜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피처폰은 저렴한 가격과 기능적 메리트를 추가하면서 새로운 성장을 예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모바일 테크놀로지 산업의 커다란 진전은 실리콘밸리나 서울의 디자이너들이 이끌어왔다. 그러나 이번엔 다를 수도 있다. 개발도상국 소비자들의 니즈가 모바일산업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런 점에서, 과거의 피처폰이 또다른 미래가 될 수도 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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