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조어사전] 얼굴 패권주의, 믿어야 하나 말아야하나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1일 오후 신임 수석비서관들과 오찬을 갖은 후 청와대 소공원에서 산책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평소 즐겨 찾는 블렌딩 스타일이 있을 정도로 커피를 즐겨 마시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 연합뉴스

최근 한 취업포털이 구직경험자 552명을 설문한 결과 10명 중 9명이 '외모도 취업스펙 중 하나'라고 답했다고 한다. 응답자 절반은 취업을 위해 성형을 생각해 본적이 있다고 했다. 그만큼 외모가 중시되는 시대다.

외모가 뛰어난 인물들이 새 정부 주요인사로 잇따라 발탁되자 사람들은 저마다 "얼굴패권주의의 현실화"라고 입을 모은다. 잘생긴 사람들이 드디어 '권력'까지 거머쥔 것이다. 네티즌은 "청와대 F4", "증세없는 안구복지"라는 등 한마디씩 보태고 있다.

미남미녀가 평범한 외모의 사람들보다 평균 12% 높은 월급을 받는다는 연구 결과도 있는 걸 보면 외모와 능력의 상관관계가 아주 없지는 않은듯 하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학의 사회심리학자 리사 워커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외모는 재판결과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워커 교수는 2015년 발표한 논문에서 '매력적인 피고인은 형량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고, 민사재판의 원고인이 잘생겼다면 승소해서 두둑한 보상을 받을 가능성이 많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같은 얼굴패권주의가 통하지 않은 영역도 있다. '과학자'가 대표적이다. 영국 에섹스 대학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매력적인 얼굴의 과학자는 유능하지 않다고 느끼는 이들이 많았다.

연구진은 미국과 영국에서 연구하는 실제 과학자 1000명의 얼굴 사진을 3700명의 피실험자에게 보여줬다. 그 결과 유능하고 도덕성을 갖추고 있을 거라고 생각되는 과학자는 그와 동시에 "매력이 없다", "사교적이지 않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한다.

아시아경제 티잼 박충훈 기자 parkjovi@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