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KB국민은행 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은평구 아파트의 1㎡당 평균 매매가는 509만4000원으로 1년 전보다 9.9% 올랐다. 이는 서울 강북 지역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전세가는 최근 1년간 은평구가 평균 11.1% 올라 1㎡당 390만7000원을 기록했다. 서울 시내에서 강북·강남을 통틀어 은평구가 가장 많이 상승했다. 이는 같은 기간 서울 전체 전세가 평균 상승률인 5.0%의 두배가 넘는다.
전문가들은 최근 은평구에서 정비사업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은평뉴타운 이후 잠잠하던 시장 분위기가 갈현동·불광동이나 수색·증산 등에서 최근 정비사업을 통해서 신규 분양 물량이 비교적 높은 분양가에도 선방하는 분위기”라며 “주로 재건축 단지가 가격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은평구의 아파트 평균 가격이 서울 시내에서 가장 낮은 축에 속하는 점도 가격 상승세를 부추긴 것으로 풀이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전문위원은 “은평구의 경우 저평가된 지역”이라며 “고양 삼송이나 원흥 같은 경우 집값이 비싸니까 경기도로 가느니 차라리 은평구로 가자는 수요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셋값의 경우 높은 전세가율에 따른 갭투자(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것) 수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은평구의 경우 전세가율이 77%에 달해 강남 지역에 비해 크게 높은 수준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최근 집값이 오름세를 보이면서 갭투자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며 “서울의 경우 상대적으로 전세가율이 높은 강북 지역에서 주로 갭투자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박민규 기자 yush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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