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동성애 반대’ 항의 집회…“‘사람이 먼저다’? 우리는 사람이 아닌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동성애 반대’ 발언에 항의하는 촛불문화제가 열린 가운데, 연행된 성소수자 활동가들이 전원 석방됐다.

26일 오후 7시 서울 영등포경찰서 앞에서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이 주최하는 ‘성소수자 인권활동가 석방 촉구 촛불문화제’가 열렸다.

이날 참가자들은 “문재인 후보는 성소수자들에게 사과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문 후보의 ‘동성애 반대’ 발언 사과를 요구했다. 또 항의 시위를 벌이다 영등포경찰서 등으로 연행된 13명의 성소수자 활동가들을 석방할 것을 촉구했다.

자유발언에 나선 한 성소수자는 “문재인의 캐치프레이즈인 ‘사람이 먼저다’, 하지만 어제부로 우리는 사람이 아니게 되었다”며 “문재인 대선후보는 이 문제에 대해서 혐의가 없는 친구들을 석방함은 물론, 이 사건이 일어난 원인인 (동성애 반대) 발언에 대해서 사과함은 물론이고 차별금지법에 대한 대책을 간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연행된 성소수자 활동가 13명은 문화제가 진행되는 동안 전원 석방됐으며, 일부는 오후 9시 경 문화제에 합류했다.





석방된 활동가 중 한 사람인 장서연 변호사는 “안정적인 지지를 받는 문 후보가 전 국민이 보는 생방송에서 동성애를 반대한다고 다섯 번을 말했다, 육성으로”라며 “너무나 참담했다. 촛불 혁명이 끝나고 치르는 대선에서 우리는 그럼 어떻게 해야되나”라고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함께 연행된 대학성소수자모임연대 큐브(QUV) 심기용 의장은 울먹이며 말을 이어갔다.

그는 “다음 대통령이 누가 되든 (문 후보는) 여기서 나중을 이야기하면서 성소수자 인권 차별금지법 제정 및 제대로 된 사과도 없이 지나갈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25일 JTBC·중앙일보·한국정치학회 주최로 일산 빛마루 방송지원센터에서 열린 대선후보 4차 TV토론에서 “동성애에 반대하느냐”는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의 물음에 “반대한다”, “좋아하지 않는다” 등의 답변을 했다.

이에 무지개행동 등의 성소수자 인권단체 회원들은 26일 ‘천군만마(千軍萬馬) 국방안보 1000인 지지선언 기자회견’에서 기습 항의 시위를 벌였고, 13명의 성소수자 활동가들은 영등포경찰서 등으로 연행됐다.




디지털뉴스본부 이은혜 기자 leh92@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