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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리스트 위헌' 블랙텐트 연 문화예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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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임시 천막서 탄핵때까지 매주 공연

광화문 광장에 세워진 문화예술인들의 블랙텐트

광화문 광장에 세워진 문화예술인들의 블랙텐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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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정부의 '블랙리스트'에 맞서 문화예술인들이 10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 '블랙텐트'를 치고 개막식을 열었다.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청문회에서 블랙리스트의 존재를 처음으로 인정한 바로 다음 날의 일이다. '블랙텐트'는 이순신장군 동상 뒤편에 폭 8m, 길이 18m, 높이 5.5m 가량 크기의 천막으로 세워졌다. 블랙텐트 측은 "예술이 가져야 할 공공성의 가치가 모두 훼손된 사회에서 이를 바로 세우자는 의미에서 광장에 극장을 세웠다"고 했다.

'블랙텐트'의 극장장을 맡고 있는 이해성(48) 극단 고래의 대표는 이날 "박근혜 정부가 정치성향에 따라 문화예술인을 공공 지원에서 배제하는 '블랙리스트'를 만들었다. 심지어 세월호를 연상시킨다는 이유로 공공극장 책임자들이 관객이 보는 앞에서 공연을 중단시키는 일마저 발생했다. 블랙리스트와 예술 검열은 연극인들에게 무대를 빼앗고 관객들에게 공론장으로서 공공극장을 빼앗았다"며 극장 설치 이유를 말했다.
개관식이 시작되자 영하 7도의 엄동설한에도 시민들이 몰려들어 텐트 안이 금세 가득 찼다. 비나리 공연을 비롯한 퍼포먼스가 끝나고 예술인들은 돼지 저금통, 북어, 떡, 사과, 막걸리 등이 차려진 조촐한 고사상에 절을 했다. 백기완(84) 통일문제연구소 소장, 배우 명계남(64) 등을 비롯해 자리에 참석한 다양한 시민들이 절을 하고 막걸리를 나누며 고사에 참여했다.

"'블랙텐트'는 박근혜 정부가 운영하는 국공립극장들이 외면했던 세월호 참사, 위안부 등 동시대 고통받는 목소리들에 귀 기울이기 위해 광화문 광장에 설치된 임시 공공극장입니다. '블랙텐트'는 세월호 참사에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이르기까지 지금 우리 앞에 드러난 한국사회의 민낯을 직시하고 반성하며 새로운 국가·사회·인간에 대해 질문하는 공론장입니다."

이해성 대표가 선언문을 낭독하자 부축을 받으며 앉아있던 백기완 소장이 "잘한다", "옳다"고 외쳤다. 현 정부의 '블랙리스트' 사태가 터지고 문화예술인들은 지난 11월4일 시국선언과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대표는 "그 때를 기점으로 많은 예술인들이 저항의 의미로 길바닥에 텐트를 쳤고, 지금은 60개에 가까운 텐트가 생겼다"고 했다.
'블랙텐트'는 오는 13일 개관 기념 공연을 시작으로 16일부터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 오후 8시에 공연을 연다. 위안부 할머니들을 다룬 연극 '빨간 시', 세월호 416가족극단의 '그와 그녀의 옷장', 극단 드림플레이 테제21의 '검열언어의 정치학: 두 개의 국민' 등이 준비돼있다. 블랙텐트의 천막 공연은 박근혜 정부가 퇴진할 때까지 계속된다.



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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