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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집권…세계 경제 성장세 개선 전망

최종수정 2016.11.10 15:53 기사입력 2016.11.10 15:53

[아시아경제TV 박민규 기자] (이 기사는 10일 아시아경제TV '골드메이커'에 방송된 내용입니다.)

앵커: 지난 8일(현지 시간) 치러진 미국 대통령 선거인단 투표에서 시장의 예상과 달리 도널드 트럼프가 승리하면서 제45대 대통령으로 사실상 당선됐습니다. 이로 인해 글로벌 증시가 한때 요동을 치기도 했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이 다시 안정을 찾은 모습입니다. 지난 6월말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때처럼 구조적 저성장 과정에서 중산층의 몰락과 불평등 심화, 기존 정치 및 기득권층에 대한 염증 등이 정치적 불확실성을 키우면서 시장의 예상과 다른 결과를 가져온 것으로 보이는데요, 오늘 이 시간에는 트럼프 당선이 세계 경제 및 금융시장 등에 미칠 영향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에 대한 국제 금융시장의 반응부터 짚어주시죠.

기자: 네, 트럼프의 공약이 오바마 대통령이 시행했던 정책과 상당 부분 배치됐기 때문에 정책 불확실성 우려가 커지면서 '신흥시장채권지수(EMBI)+'와 선진국 채권지수 간 금리 차이(스프레드)가 벌어지고 증시의 각종 변동성지수도 오름세를 나타냈습니다. 트럼프가 외쳤던 고립주의와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부담 속에 글로벌 증시가 요동을 쳤는데요, 특히 일본과 한국·멕시코 등 대미 수출 의존도가 높은 나라일수록 주가 및 통화 가치 변동 폭이 컸습니다. 반면 외국인에 대한 개방도가 낮은 중국 본토 증시는 지난 브렉시트 때와 마찬가지로 별다른 충격이 없었습니다.

이 같은 위험 부담 상승은 안전자산 선호를 부추겼고 미국 국채금리를 비롯한 선진국 국채금리가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외환시장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Fed)의 금리인상 기대가 후퇴하면서 유로화 및 엔화가 달러 대비 강세를 보인 반면 신흥국 통화는 약세를 보였고 명목달러지수는 하락했습니다. 국제 유가는 셰일오일 생산 확대에 대한 우려로 조정을 나타냈고 금 가격은 안전자산 선호로 강세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선거 결과가 확인된 지 채 하루도 지나지 않아 자산 가격은 기존 수준으로 돌아오고 있습니다. 유럽 증시 조정 폭은 미미한 가운데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1.9%까지 급등했습니다. 1.12달러까지 올랐던 달러·유로 환율은 1.10달러로 내렸고, 엔·달러 환율도 104엔에서 101엔까지 떨어졌다가 103엔으로 반등했습니다.

앵커: 자산 가격의 변동성이 커지기는 했지만 트럼프의 당선이 생각보다는 위험자산 투자심리에 심각한 타격을 주지는 않는 듯한데요, 어떻게 봐야 할까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가 선거 전에는 힐러리 클린턴 후보와 대립각을 세웠지만 당선 후에는 클린턴을 지지한 반대 세력도 포용해야 하는 입장이고, 대통령 선거와 함께 상·하원 모두 공화당이 다수당을 차지하면서 정책 불협화음이 줄어들 수도 있다는 관측입니다.

실제 트럼프는 당선이 결정된 뒤 연설에서 본인을 지지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지도와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다가서겠다며 선거운동 기간보다 유연해진 발언을 했는데요, 이 발언 이후 유럽과 미국 증시가 안정을 되찾기도 했습니다.

앵커: 이 시점에서 트럼프의 공약과 그 영향에 대해서 다시 한번 검토해 볼 필요가 있을 거 같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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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트럼프는 기본적으로 감세와 인프라 및 화석연로 중심의 재정지출 확대를 주장했습니다. 재원 마련이라는 숙제를 안고 있고 이에 따른 재정건전성 악화 우려는 국채금리 급등으로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트럼프는 기축통화의 힘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재정지출 확대에 따른 성장세 개선은 수입 수요 증가로 이어지면서 신흥국의 경상수지 개선을 촉발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트럼프는 2018년 초 임기가 끝나는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의 교체와 연준에 대한 감사 등을 주장하기도 했는데요, 그만큼 통화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우려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옐런 의장의 교체가 금리인상 속도가 빨라진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트럼프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오바마 정부에서 만들어진 금융 규제 법안인 '도드-프랭크법'의 폐지를 주장했는데요, 공화당이 민주당에 비해 투자(레버리지) 팽창에 우호적인 만큼 오히려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가 클린턴 당선에 비해 더 느리게 진행될 수도 있다는 분석입니다.

이와 함께 트럼프는 보호무역주의 아래 미국 기업들을 살리고자 약달러 노선을 강조했습니다. 대체에너지와 환경·헬스케어산업 등에 대해 적대적인 모습을 보였는데요, 대신 이번 선거에서 확실한 지지를 보여준 화석연료산업을 기반으로 한 '러스트벨트'(미국 중서부 및 북동부 지역의 쇠락한 제조업 공장지대) 부활에 힘을 쏟을 방침입니다.

이런 점들을 감안할 때 트럼프 당선으로 리플레이션(경기 회복 및 부양을 위한 통화 재팽창) 정책이 강화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러시아와 중동 지역에 대한 트럼프의 태도도 오바마 대통령에 비해 유화적입니다. 물론 화석연료 부활이 셰일오일 생산을 자극할 수 있는 만큼 유가에는 부담이지만 대체에너지에 대한 부정적 태도와 약달러 노선 등은 유가를 지지하는 요인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 미칠 영향은 어떨지가 관건일 텐데요, 어떤 전망들이 나오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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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수출 의존도가 높고 미국 민주당 후원금의 기반인 정보기술(IT)산업에 대한 집중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있어 트럼프의 당선은 불편한 일입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과 주한 미군 철수 및 방위비 분담, 약달러 노선 등도 부담입니다. 실제 오바마 집권기에 한국의 대미 수출 의존도가 다른 아시아 수출국에 비해 높아진 점도 부인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리플레이션 정책을 바탕으로 한 세계 경제 성장세 개선과 구경제 산업 부활 및 신흥국 경기 개선 등은 한국 경제에도 긍정적인 요인들입니다. 오바마 정부에서는 러시아에 대한 강경 노선으로 신냉전시대가 우려됐고 남중국해 분쟁과 한국의 사드(고공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논란도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습니다. 트럼프는 러시아와 관계 개선을 모색하며 사드 배치 논란으로 위축됐던 한국의 대중국 관련 소비재에 대한 우려도 일부 덜어낼 수 있을 거라는 분석입니다.

앵커: 내용들을 종합해 보면 트럼프의 당선을 마냥 불편하게만 볼 필요는 없다는 결론이 나오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2014년 하반기부터 올 상반기까지 세계 경제는 하락세를 보였는데요, 구경제 산업의 공급과잉과 강달러, 유가 폭락 등이 신흥국 경기침체를 불러왔기 때문입니다. 트럼프의 공약은 인프라를 중심으로 한 정부 지출 확대와 구경제 산업의 부활, 약달러 노선 등을 강조하는 만큼 세계 경제 회복세가 강화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 역시 부정적인 면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앵커: 브렉시트에 이어 미국 대통령 선거까지 시장의 예상이 빗나갔습니다. 기존의 정치·경제적 질서가 훼손된다는 측면에서 긴장감이 커지고 있기는 하지만 이번 미국 대선을 계기로 신자유주의에 대한 염증과 기득권 세력에 대한 도전이 다시 한번 조명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변화 속에서는 항상 새로운 투자의 기회가 찾아왔다는 점도 기억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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