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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우커천하]명동 매장서 내국인 찬밥…"요우커만 손님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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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우커 모시기' 경쟁 치열
내국인은 찬밥 신세
일부 면세점·화장품 매장, 직원과 소통도 불가능

[요우커천하]명동 매장서 내국인 찬밥…"요우커만 손님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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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 회사원 김진서(28·여)씨는 최근 명동에 위치한 A화장품브랜드숍에서 비비(BB)크림을 구매하려다 황당한 경험을 했다. 비비크림의 종류와 얼굴에 맞는 밝기를 매장 직원에게 물어봤더니 이해를 못하는 것이었다. 재차 질문을 해도 직원과 한국어로 소통하기 어려워 제품을 안 사고 매장을 나왔다. 김 씨는 "아무리 명동의 주 고객이 중국인 관광객이라고 하지만 한국에 있는 매장 직원이 한국어를 알아듣지 못하는건 너무하다"면서 "매장 입구부터 중국어로 인사하는 건 다반사"라고 비판했다.

화장품 및 면세점 업계가 지나치게 중국인 관광객(요우커) 마케팅에 경도됐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중국인들이 한국산 화장품을 선호하면서 관련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이에 업체들간 '요우커 모시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요우커에만 초점을 맞춰 내국인들을 외면하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10일 문화체육관광부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까지 622만명의 요우커가 한국을 방문했다. 국경절 기간(1~7일)에도 25만명이 넘는 요우커가 방한한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전체 요우커의 한국 방문도 유치목표인 800만명을 무난히 넘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요우커 의존도가 높은 업종은 면세점과 화장품 시장이다. 국내 면세점에서 요우커의 매출 비중은 전체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국회 정무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제윤경 의원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국내 면세점별 중국인 매출 비중 및 카테고리별 소비행태' 자료를 보면 호텔롯데·호텔신라·SK워커힐면세점·동화면세점 등 국내 4대 면세점의 매출(8조589억원)에서 중국인 관광객의 비중(5조353억원)은 62%인 것으로 나타났다.

품목별로는 화장품을 가장 많이 구매했다. 롯데면세점에서 중국인 관광객들은 지난해 1조5327억원의 화장품을 구매했다. 이는 중국인 관광객이 롯데면세점에서 사용한 금액(2조9447억원)의 52.0%를 화장품 구매에 사용한 것이다. 또 신라면세점에서도 지난해 절반이 넘는 8741억원이 화장품 매출인 것으로 조사됐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업체들은 판매사원도 요우커에 맞춘 중국어에 능통한 중국동포(조선족) 위주로 운영하고 있다. 대부분의 업체들은 한국어와 중국어가 가능한 직원을 고용하지만, 일부 면세점과 화장품 업체는 요우커 응대에만 초점을 맞춰 한국어는 서툴러도 중국어에 능통한 직원을 채용하기도 한다.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면세점과 화장품브랜드수가 늘어나면서 직원 수요가 증가하고 있지만, 한국어와 중국어 둘다 능통한 직원을 찾기 쉽지 않다"면서 "이러다보니 업체들이 내국인보다 중국인 관광객에 주력해 직원을 채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내국인들이 주요 상권과 면세점 등에서 불편을 겪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한국어에 서툴러 제품을 잘못 판매하거나 내국인에게 중국어로 소통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최근 SM면세점에서 마스크팩을 구매한 이수진(33·여)씨는 제품가격보다 돈을 적게 지불했다는 업체측 전화를 받았다. '2+1' 제품을 '1+2'로 직원이 판매했다는 것이었다. 이 씨는 "직원이 말한대로 제품을 구매했고 돈을 지불했는데 문제가 발생했다는 연락이 왔다"면서 "고객의 의사는 제대로 묻지도 않고 다른 제품으로 바꾸고 증정품 많이 챙겨 주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아무리 중국인 관광객이 요즘 왕 대접을 받는다지만, 내국인에게 피해를 주는 행위는 없어야 하는것이 아닌가"라며 "전화통화한 직원도 한국어가 서툴러 소통도 어려웠다"고 지적했다. 대부분의 면세점에서는 한국어로 된 플로어 가이드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화장품 업체 관계자는 "중저가 화장품 브랜드숍의 경우 내국인보다 요우커들의 객단가가 훨씬 높다"며서 "요우커 수요를 잡지 못하면 살아나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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