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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여행자 쉼터서점 '짐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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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 보관해주는 이색 독립출판서점 짐프리 이진곤 대표의 도전

여행작가 경험 살려 홍대입구역 33㎡ 공간에 1300종 서적 비치

이진곤 대표가 8일 짐프리 서점 내 서가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진곤 대표가 8일 짐프리 서점 내 서가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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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장인서 기자] "실례합니다. 혹시 여기에 짐도 맡길 수 있나요? 서점인 줄 알았는데…." "네 서점 맞구요. 짐 보관도 해드려요." "아, 마침 잘됐네요."
독립출판서점 겸 짐보관소 '짐프리(zimfree)'를 경영하는 이진곤 대표(44)는 하루에 몇 번이고 낯선 여행객들과 이 같은 대화를 주고받는다. 언뜻 평범한 동네서점처럼 보이는 10평(33㎡) 남짓한 공간에 들어선 손님들은 막상 그 정체가 헷갈리는지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그에게 되묻곤 한다. 여행작가이도 한 그가 다양한 국적의 여행객들에게 특별한 '쉼'을 주고 싶어 설계한 서점을 아직까진 신기하게만 보는 사람이 더 많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8일 서울 마포구 짐프리 서점에서 가진 아시아경제 인터뷰에서 "여행 관련 콘텐츠로 창업을 구상하던 중 2006년 호주 여행 당시 인상 깊게 경험한 짐보관 유인서비스가 떠올랐다"면서 "자유여행객이 점점 더 많아지는 요즘 추세로 봤을 때 우리나라에도 꼭 필요한 서비스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정보기술(IT) 분야 서버 개발자로 16년 동안 일한 그는 수년간의 준비 끝에 2014년 12월 짐프리를 열었다. 서점은 국내외 관광객의 유동량이 많은 서울지하철 홍대입구역 9번 출구 인근에 자리 잡고 있다.
짐보관 창구 외에 나무 테이블을 두고 700여종의 독립출판물(개인 또는 소수그룹이 직접 기획ㆍ편집ㆍ인쇄ㆍ제본을 거친 콘텐츠)과 여행 관련 단행본 서적 600여권을 비치해 서점처럼 꾸몄다. 짐보관은 짐의 크기와 개수, 보관시간에 따라 비용이 정해지며, 길이 90㎝ 미만 소형부터 152㎝ 이상, 최대 하루까지 맡기는 데 개당 2000~9000원이다. 여행자들을 위해 인터넷, 복사, 스캔, 프린트 등 간단한 서비스도 제공한다.

이 대표는 "사회생활 초기, 회사와 집만을 오가다 2001년 처음으로 여행을 시작했는데 여행지에서 느끼는 감동과 새로운 인연 등 모든 게 너무 좋았다"면서 "언젠가는 꼭 여행 관련 사업을 하기로 결심했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첫 여행 이후 인터넷카페 '주말여행'에 가입한 그는 카페 회원들과 고대ㆍ조선시대 역사지구와 백두대간 등 역사테마여행을 떠나는 가하면 기회가 닿을 때마다 터키ㆍ남아프리카공화국, 호주 등 먼 여행길에 오르기도 했다. 여행작가로 활동하면서부터는 여행의 추억과 감상들을 틈틈이 인터넷 기록으로 남겼고, '대한민국 다시 걷고 싶은 길(2014, 예담)' '여행작가들은 여행 가서 뭘 먹을까?(2012, 예담)' 등 3권의 책을 공저로 냈다.

이제 그는 외딴 여행지에서가 아닌 그만의 일터에서 매일 여행객들과 마주한다. 이 대표는 "지금도 종종 훌쩍 여행을 떠나기 때문에 여기 오시는 분들을 손님이 아닌 동료 여행가로 본다"면서 "그들의 이야기를 듣거나 내 경험담을 들려주며 조언을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향후 목표는 제주도에 짐프리 2호점을 여는 것이다. 이 대표는 "책이나 짐은 여행자들을 이어주는 하나의 연결고리"라며 "누구나 와서 편히 소통하며 몸과 마음이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을 지속적으로 확대해나가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한편 짐프리는 여행 관련 정보를 담은 소책자를 직접 제작ㆍ판매하고, 여행자 개인의 추억을 책자로 만들 수 있도록 돕는 '나만의 책 만들기' 워크숍도 운영한다. 현재 11기를 모집 중이며, 8~9월 사이 7회에 걸쳐 서적 제작 이론ㆍ본문 표지 디자인 등을 가르친다. 오는 10월1~2일엔 홍대 갤러리 '위안'에서 독립출판 작가들의 책 장터인 '서울 진 페스티벌(Seoul Zine Festival)'을 연다.



장인서 기자 en130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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