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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안보 강화하는 중국…"외국인 의심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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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노미란 기자] 중국 정부가 최근 공무원들에게 외국인과의 교제에 대한 경계심을 호소하는 만화 형식의 포스터를 제작해 배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미국 CNN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이 포스터는 중국인에게 접근하는 외국인이 다른 나라의 정보 공작원일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이 포스터를 베이징 시내 곳곳에 붙여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총 16컷의 만화의 주인공은 젊고 매력적인 중국 여성 공무원 시아오 리다. 정부의 홍보 관련 부서에서 일하고 있는 리에게 어느 날 학자로 위장한 빨간머리 외국인 데이비드가 접근해 유혹한다. 데이비드는 리에게 달콤한 말과 빨간 장미를 선물하고, 근사한 저녁이나 공원에서의 낭만적인 산책 등을 함께한다. 하지만 데이비드는 이내 본색을 드러내 리에게 내부 자료를 전달하도록 유도한다. 리는 처음에 자료를 전달하기를 거부하지만 결국 넘어가버리고 이후 공안 당국에 구속된 데이비드가 간첩이었다는 것을 알아채고 눈물을 쏟으며 만화는 끝이 난다.

중국 정부는 이달부터 '국가 안보'에 대한 의식 향상을 위한 캠페인을 시작했다. 중국 언론 등에 따르면 이 포스터가 배부될 즈음에 15만건 이상의 기밀 서류를 해외로 빼돌린 혐의가 밝혀진 남자가 사형 선고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포스터를 본 베이징 시민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한 여학생은 "신뢰감이 들지 않는다. 이미 외국인 친구들이 많지만 그들이 간첩이라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여성은 "이거 장난 아닌가"라며 포스터가 진짜인지 의심했다.
국제인권단체 엠네스티의 윌리엄 니 중국 전문가는 "중국 당국은 대중에게 간첩이나 잠재적인 간첩이 우리 주변에 얼마든지 존재할 수 있다는 경각심을 일깨우고 싶어한다"며 "그러나 자칫 피해망상이나 쓸 데 없는 의심, 외국인 혐오로 발전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포스터에는 긴급 직통 전화번호도 적혀 있었지만 CNN이 전화해본 결과 자동음성만 흐르고 더 이상의 대응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노미란 기자 asiar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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