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사레이디스서 일찌감치 시즌 첫 승 '2전3기' 성공 "최경주 동계훈련 효과 톡톡"
[아시아경제 노우래 기자] "하늘이가 달라졌어요."
'미소퀸' 김하늘(28ㆍ하이트진로)의 반전이다. 지난해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에 입성해 19개 대회 만에 가까스로 첫 우승을 일궈냈지만 올해는 4번째 무대 악사레이디스에서 일찌감치 1승을 챙겼다. 무엇보다 앞선 2주 연속 역전패를 당한 아픔을 곧바로 씻어 '강철 멘털'을 구축했다는 게 의미가 있다. 김하늘 역시 12일 아시아경제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렇게 빨리 우승할 줄 몰랐다"며 "하루하루가 행복하다"고 환호했다.
독특한 훈련법을 소개했다. 벙커 샷이 아닌 클럽 면으로 모래를 수직으로 내려치는 연습이다. 처음에는 힘이 없어서 손목이 쉽게 풀렸지만 반복하면서 완성도가 높아졌다. "궤도를 잡는 연습이었다"며 "스윙에 힘이 붙기 시작했다"고 만족했다. 실제 이 훈련 이후 샷이 묵직해졌고, 공이 바람에 흔들리지 않았다. 드라이브 샷 비거리가 15야드 정도 늘어난 260야드까지 날아가는 부수적인 효과를 얻었다.
▲ "오뚝이 인형"= 1클럽 이상 짧게 잡으면서 코스 공략이 쉬워졌다. "거리뿐만 아니라 탄도가 높아지면서 일본의 포대그린 공략이 훨씬 수월해졌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투어를 소화하면서 일본의 코스와 잔디에 완벽하게 적응했다는 점이 더해졌다. 김하늘은 "그동안의 시행착오를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며 "이제는 어떻게 공략해야 할 지 노하우가 생겼다"고 자신했다.
▲ "2승 먼저, 5년 더"= 당초 올해 목표는 1승이었다. 김하늘은 그러나 "다음 목표는 2승"이라며 "거대한 목표보다는 매 대회 최선을 다하겠다"고 차분한 마음을 드러냈다. 이지희(37)가 지난 3일 야마하오픈에서 통산 20승을 쌓은 것을 보고 많은 것을 느꼈다. "철저한 자기관리를 통해 롱런하겠다"는 각오다. "지희 언니와 (전)미정이 언니의 일관성을 배우고 싶다"며 존경심을 나타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오랫동안 활약하면서 통산 8승을 수확했지만 이제는 JLPGA투어도 편안해진 모양새다. "일본에서 선수 생활을 마감하고 싶다"는 생각을 내비쳤다. 사실 국내 시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9개 대회를 더 출전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일본에서 앞으로 5년 정도는 더 뛰고 싶다"면서 "변수는 결혼인 것 같다"고 활짝 웃었다.
노우래 기자 golfm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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