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20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실시 된 각종 여론조사 결과가 완전히 빗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 상으로는 새누리당의 압승이 점쳐졌지만, 개표결과 정반대인 여소야대(與小野大)의 의석분포가 나타나서다. 이를 두고 집전화를 중심으로 하는 여론조사 기법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앞서 정치권에서는 각 언론사·여론조사전문기관이 총선 전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여당의 압승을 예상했다. 특히 새누리당은 160석 이상의 안정적인 과반을 획득할 것으로 전망됐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각각 90석·30석 수준의 지역구 의석을 얻을 것으로 예상됐다.
전체 의석 수 뿐만 아니라 개별 선거구의 개표결과도 기존 여론조사와 큰 차이를 보이는 곳이 많았다. 대표적인 지역이 경기 남양주시갑이다. 이 지역에서 당선된 조응천 당선자(더민주)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여당 후보에 9~20%까지 뒤쳐지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개표결과 40.1%의 득표율로 심장수 새누리당 후보(39.8%)를 꺾고 당선증을 받는데 성공했다.
이처럼 부정확한 여론조사의 원인으로는 조사기법의 한계가 지목된다. 현재 대부분의 언론사가 실시하는 여론조사는 집전화를 대상으로 한 임의걸기(RDD) 방식이다. 그러나 이 방식은 응답률도 낮을 뿐더러, 집전화를 거의 이용하지 않는 20~40대 유권자의 표심을 적절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제기 돼 왔다.
이 때문에 현행법 상 정당만 받을 수 있게 돼 있는 휴대전화 안심번호를 여론조사 전문기관에도 제공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부정확한 여론조사는 자칫 실제 표심을 왜곡할 소지가 있다"며 "여론조사의 신뢰성을 높일 수 있는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