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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앤비전]물관리기본법 제정이 시급하다

최종수정 2020.02.01 22:59 기사입력 2016.02.25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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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 한국물학술단체연합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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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겨울 단비에도 불구하고 작년 가을부터 기록적 가뭄은 지속되고 있다. 우리나라 용수의 70%를 공급하는 다목적댐들이 2월23일 현재까지 일부만 정상 운영되고 있다. 사정이 열악한 충남 보령댐에서는 생공용수(生工用水)마저도 제한 공급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용담댐(저수율 24.7%)이나 섬진강댐(29.3%)도 보령댐(23.7%)과 비슷한 상황이다.

농업용 저수지 사정은 이보다 더욱 열악하다. 전국 농업용 저수지의 저수율은 68.8%로 예년(80.5%)에 비하여 낮다. 지역별로 편차도 크다. 전북(59.6%)과 전남(66.7%)은 올 봄 농업용수 공급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의 역사는 가뭄관리의 역사로 볼 수 있다. 가뭄관리 실패는 왕조의 몰락으로 이어지기까지 했다. 고려 말 공민왕 때(1360년) 경상도와 전라도에 가뭄이 들어 인구의 절반이 죽었다는 기록이 있다. 또 조선 말 1884년부터 시작된 가뭄은 1910년까지 지속됐다. 영국인 앵거스 해밀턴(Angus Hamilton)은 '코리아'라는 여행기에서, 가뭄이 극심했던 1901년 굶주린 유민들이 전국을 휩쓸고 다니면서 사실상 무정부 상태였던, 조선의 비참한 실상을 기록했다.

체계적 물 관리는 한국인의 숙명이고 사회 유지와 발전의 핵심이다. 우리는 1960년대부터 현재 운용되는 대규모 수자원 사회기반시설을 성공적으로 구축함으로써 경제발전의 기반을 닦았다. 4대강 유역 종합개발위원회를 중심으로 관련 부처 간 역할과 책임이 조정되었고, 위원장을 경제기획원 장관이 담당함으로써 계획의 실행력이 확보되었다.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추진되던 물 관리는 1980년 위원회가 해체되고, 1992년에는 방재업무가 당시 건설부에서 내무부로, 1994년에는 상하수도업무가 건설부에서 환경부로 이관되면서 혼란이 시작됐다.
물 관련 중앙 부처들이 영역 확장을 위해 기존의 법령을 수정하거나 보완하기보다는 새 법령을 만들었던 것이다. 지금 관련 법령은 20개, 법정계획은 23개에 이를 정도다. 예를 들면 국토교통부의 하천법, 도시계획법과 국민안전처 자연재해대책법의 토지이용은 연계가 미흡해 혼란을 초래한다. 환경부 생태하천복원사업과 국토교통부 지방하천정비사업은 중복투자라고 감사원 지적을 받았다. 국토부와 환경부는 하천의 수량과 수질을 각각 관리하면서 업무수행의 효율성을 낮추고 있다.

정부도 이러한 문제를 절실히 인식하고 있다. 2015년 9월 부처별로 분산된 수자원정책을 통합 조정하는 물관리협의회를 총리실에 설치하고 용수확보와 저수지 증설 등 가뭄장기화에 대비하고 있다. 그러나 법적 뒷받침도 없이 '협의회'를 통해 상위의 법령에 근거한 법정계획들을 통합조정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1997년 총리실에 설치됐던 '수질개선기획단'도 물 관리업무의 통합조정을 시도했지만 취약한 법적 근거 때문에 성과 없이 5년 만에 폐지됐다.

국회도 물 관련 업무를 총괄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필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수자원 정책을 통합조정하기 위한 '물관리기본법'안은 1997년부터 매 회기마다 발의되었지만 제대로 논의조차 안 되고 자동 폐기됐다. 현재도 3개의 안이 발의되어 국토교통상임위원회에 회부되어 있으나 자동 폐기될 가능성이 높다. 법안 통과가 20년 가까이 안 되고 있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통합조정으로 권한이 축소될 것을 우려하는 중앙부처들의 비협조 때문이다. 여기에 대통령, 국회, 일반국민의 무관심이 가세한 결과다.

물 관리는 법과 제도의 집행이다. 법적 근거 없이 물 관리 업무의 통합조정은 불가능하다. 얼마 남지 않은 이번 국회회기 동안 '물관리기본법'이 제정되어 극심한 가뭄을 효율적으로 극복하길 간절히 기대한다.

김승 한국물학술단체연합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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