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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앤비전]경제의 새 틀을 짜야 한다

최종수정 2020.02.01 22:59 기사입력 2016.02.24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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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범 우석대 미디어영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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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적 과제인 경제 활성화의 결과는 참담하다. 온갖 부양책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성장률은 2.6%에 불과했으며, 올해 성장률로 내세운 3.1%도 달성여부가 불투명하다. 쓸 수 있는 수단은 다 동원했지만 한 마디로 백약이 무효다. 세계 경제의 성장 엔진이던 중국이 급감속을 한데다 일본과 유럽 또한 경기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탓이라고 한다. 정부로선 내수 침체에 중국경제의 경착륙이 겹친 탓이라고 변명하고 싶을 것이다. 아무리 노력을 해도 경제가 살아나지 않고 있는 이유가 과연 세계 경기 둔화 및 경기 하강 탓일까? 2050국가 중에서 높은 수준이라고 자위할 일은 아니다. 경제가 살아나지 않고 있는 근본 원인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

우선 중국의 부상이 큰 영향을 미친 건 사실이다. 세계의 공장이라는 중국은 한국의 제조업 기반을 사실상 궤멸시켰다. 거대한 중국시장과 값싼 인건비를 기업들의 투자를 독식했던 중국은 이제 거대한 인구를 바탕으로 한국 기업의 자리를 급속도로 빼앗아 가고 있다. 최근 철강과 조선은 이제 중국에 선두자리를 넘겨줬으며 전자와 자동차 등 한국의 주력 수출 품목도 위협을 받고 있다. 중국의 맹추격 속에 한국은 갈 길을 잃었다. 1970년대와 1980년대에 중국이 오늘날의 모습이었다면 한국의 고도성장은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평가도 나오는 실정이다.
둘째, 한국경제는 선도자가 될 준비가 안 돼 있다는 결정적인 취약점을 지니고 있다. 혁신에 실패한 탓이다. 대부분의 업종에서 한국의 산업은 이제 추종자(follower)에 머물러선 더 이상 나아갈 곳이 없고 선도자(first mover)로 이행해야 하지만 한국의 기업들은 물론 국가 전반적으로 그 준비가 잘 안 돼 있다. 선도자가 되려면 기술력과 창의와 혁신이 주도하는 경제가 되어야 하고 이를 위해선 이를 육성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추는 일이 시급하다. 자율과 창의력을 저해하는 교육과 사회적 분위기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과거의 권위주의적인 문화로는 원가경쟁력을 갖추는 데엔 적합했는지 몰라도 혁신 위주의 성장을 기대할 수는 없다. 기업과 근로자의 창의성을 뒷받침하는 제도적 인프라가 절실하다.

셋째, 재벌 위주의 경제시스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도 경제활성화를 저해하는 요인이다. 재벌 시스템은 과거에 자본과 인적자원이 제한돼 있을 때 유효한 모델이었을 뿐 이제 더 이상 유효한 모델이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재벌 기업들만 쳐다보고 있으니 될 리가 없다. 지난해 9월말 현재 30대그룹의 사내 유보금은 742조원으로 1년 전에 비해 43조7000억원이 늘어났다는 통계에서 드러났듯이 대기업들은 시중 자금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재투자에는 인색하니 경제가 살아날 방법이 없다. 결국 재벌 위주의 경제 구조가 과거의 고도성장에는 기여했는지 몰라도 이제는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혁신과 창업이 중시되는 구조로 이행해야 경제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기대할 수 있다.

넷째, 산업정책 측면에선 성장을 이끌어 나갈 주력산업을 발굴하는 데 실패했다. 섬유끋 봉제끋 신발끋 철강끋 조선끋 반도체끋 전자끋 자동차끋 휴대폰 등 80년대 이후 새로운 수출 주력상품이 등장한 것과는 달리 21세기에 들어서서 새로운 성장 엔진을 발굴하지 못한 채 허송세월만 했을 뿐이다. 과거 IMF 위기를 IT산업 육성을 통해 극복했던 걸 생각하면 오늘날 한국경제가 당면하고 있는 어려움의 원인을 쉽게 알 수 있다. 정부는 요란하게 떠들기만 했지 미래 성장엔진을 발굴하기 위한 제대로 된 산업정책을 펴지 못했고 기업들은 수성에만 급급하느라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한마디로 과거 성장 모델이 붕괴한 반면 새로운 모델을 만들지는 못한 결과다. 결국 과거에 연연하지 않고 과감하게 결별하지 않고선 진정한 선진 경제와 근본적인 경제활성화를 기대할 수 없다는 얘기다. 모든 경제 구조와 사회적 경제적 여건상 잠재성장력이 떨어진 상황에서 정권이 바뀔 때마다 경제활성화를 외쳐 봐야 국민들에게 헛된 희망을 심어주는 것일 뿐이다. 저성장 시대에 대해 철저하게 대비하면서 사회 전반적으로 문제점을 공유하고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아야만 앞으로의 희망이라도 가질 수 있다. 경제 활성화가 금세 가능한 것처럼 국민들에게 환상을 심어줘선 곤란하다. 지금부터라도 경제의 새 틀을 짜야 청년들에게 미래의 희망을 가지라고 말할 수 있다.

최성범 우석대 미디어영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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