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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소녀상 인형을..." 블로그 글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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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소녀상 인형을..." 블로그 글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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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상국 기자]"위안부 소녀상 인형을 만들어주세요." 블로그에 올린 글 하나가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최근의 한-일 정부간에 있었던 위안부 담판 이후 주일 대사관 앞 소녀상 철거문제가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어느 시민 가장(우모씨)이 자신의 블로그에 매력적인 의견을 제시했다.

7일 밤에 올린 칼럼에서 우씨는 소녀상이 철거되는 일이 두렵기에 이같은 의견을 제시한다고 말했다. 시민단체나 정부 혹은 정당에서 '소녀상 인형 만들어 유통시기기' 운동을 전개하자는 것이다. 그는 소녀상의 제작자인 김운성 김서경 부부작가에게, 이 운동과 관련해, 지적재산권을 접고 누구나 만들 수 있게 해달라고 간청하고 있다.
소녀상 인형을 만드는 공장과 그것을 파는 유통사들은 최소한의 이익만 남기고 누구나 그것을 지닐 수 있도록 해달하고 말했다. 학교앞 문구점과 팬시 전문점, 지하철역, 길거리 좌판에서도 살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사이즈로 제작하자고 제안했다. 개인의 정원이나 마당에 이 조형물 모형을 설치할수 있고 승용차 대시보드 위에 놓을 수도 있고 책상과 탁자 위에 얹어놓고 늘 바라볼 수도 있게 될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일본이 두려워하는 것은 주일 대사관 앞의 소녀상이 아니라, 우리 마음 속에 들어있는 소녀상에 대한 기억들이다. 일본이 그것을 불편해하는 것은 '그들 마음 속에 있는 죄의식과 죄책감'을 일깨우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가 그것이 철거될 수 있다는 사실에 분노와 좌절을 느끼는 것 또한 그들의 돈이나 힘에 밀려 '절대로 잊을 수 없는 역사적 사실'이 가려지는 것이며, 여전히 미완의 사과를 내놓은 채 위안부 문제를 영원히 봉인해 놓으려는 그들의 태도가 부당하다고 느끼기 때문일 것이다.

우씨의 '인형' 제안은, 우리 마음 속에 들어있는 소녀상을 우리 사회 곳곳에 유통시켜, 나라를 잃었던 비극과 위안부들의 참담을 더욱 새기자는 역발상이다. 불편한 역사를 당장 눈앞에서 치우고 싶은 그들의 마음을, 오히려 더욱 불편하게 하여 그들의 마음을 제대로 움직일 수 있는, 당당하고 아름다운 시민운동을 펼치자는 얘기일 것이다.
우리가 그 소녀상을 보면서 "열다섯 꽃다운 나이에 짓밟히는 누이와 딸들이 더 이상 있어서는 안된다는 각오를" 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그는 요구한다. "우리 할아버지와 할머니들이 소녀상을 보면서 그 치욕적인 날들을 잊지 않게 해주시고, 우리 아버지 어머니들이 더러운 현실을 직시하게 해주시고, 우리 청소년들이 정신을 똑바로 차리겠다는 다짐을 하도록 해" 달라고 말한다. 그가 말하는 것은 경제타령, 돈타령에 매몰되어 우리가 정작 지켜야할 고귀하고 소중한 정신적 가치를 놓치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이다. 블로그 프로필에 소개된 그의 가족 사진에는 사랑스런 아내와 아들과 딸이 수줍고 정겨운 태도로 그의 앞에 앉거나 서 있었다. 이 땅의 시민으로 살아가는 우씨의 작지만 큰 바람이, 우리 마음 속에다 진정한 가치의 불길을 지피는 기폭제가 되기를 함께 간절히 기도한다.

우씨의 블로그 '여행발전소'에 실린 <위안부소녀상 인형을 만들어주세요> 글의 전문을 읽으려면 이 주소를 클릭하면 된다. http://blog.naver.com/hnskwoo/220590884169



이상국 기자 isomi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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