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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블로그]현대차노조, 디트로이트를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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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미시간주 최대 도시 디트로이트는 미국 자동차 시장점유율 1위인 GM 본사가 시내에 있고, 포드, 피아트크라이슬러(FCA)의 본사가 인근 지역에 있다. 별명이 자동차의 도시(Motor City)다. 디트로이트의 또 다른 오명은 범죄자의 도시였다. 2009년 GM과 크라이슬러가 파산보호 신청을 하고 재정난이 가중돼 2013년 180억달러의 빚을 갚지 못해 파산했다.

미국 지방자치단체 파산 규모로 최대다. 2008~2009년 금융위기 당시 실업률은 17.5%까지 치솟았다. 회복 불가능일 것 같았던 디트로이트는 2010년부터 회복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 영화산업과 신재생에너지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시가 대대적인 투자를 하고 파격적인 조건으로 투자유치에 나섰다. 실업률도 5%대로 떨어지고 인구 유입도 늘고 있다.
부활의 진정한 주인공은 자동차산업이었다. 미국 최대 강성노조인 미국자동차 노조(UAW)와 자동차 빅3는 2009년 이중임금제(Two-tier wage system) 시행에 합의했다. 이중임금제는 신규 입사자를 고임금군과 저임금군으로 나눠 시간당 임금을 두 배 정도 차등 지급하는 제도다. 당시 UAW 조합원의 평균 시급과 복지혜택은 시간당 76달러에 가까웠으며, 이는 일본의 경쟁업체 도요타 자동차에 비해 시간당 20달러나 높았다.

파산위기를 겪고 난 후 2011년 FCA는 근로자의 평균시급과 복지혜택 수준을 경쟁업체와 비슷한 수준인 시간당 49달러 수준으로 내렸다.여기에 디트로이트 지역의 완성차업체들이 생산원가 절감에 성공하면서 FCA는 2009년 파산 위기를 넘긴 이래 1만명이 넘는 직원을 추가 고용했다. 이중임금제는 논란에도 불구하고 성공적인 구조조정을 가능하게 만드는 데 큰 도움을 주었고 미국 자동차업계의 전체적인 고용률 상승에도 도움이 됐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반면에 한국 자동차 메카인 울산은 노조가 회사와 지역경제에 위기를 제공하고 있다. 현대차노조는 설립 첫해부터 올해까지 단 4년을 제외하고 25년째 파업을 벌였다. 생산차질만 130만대에 이르고 손실액도 15조원에 육박한다. 올해도 임단협 협상결렬을 이유로 전임 집행부가 3일간 부분파업을 벌였다.
강성의 집행부가 들어서고 나서는 16일 민주노총이 주도한 총파업에 참가해 정치파업을 시작하며 2215대(매출 차질액 457억원)의 손실을 입혔다. 현대차 생산직 초임연봉은 5000만원이 넘고 평균연봉은 9000만원이다. 현대차 사측은 2013년 임단협 체결 이후 입사자부터 이중임금제를 적용하자고 제안했지만 노조에 씨알도 안 먹혔다.

불법ㆍ정치파업으로 공장이 멈추면 현대차는 가까스로 이뤄놓은 판매량 회복세가 다시 꺾이고 자동차산업,지역경제도 휘청인다. 현대차노조가 디트로이트의 몰락과 부활에서 교훈을 찾아보길 권한다.





이경호 산업부 차장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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