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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대 노부부의 선행(善行)…75억원 카이스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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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웅·조정자 씨 부부 "과학인재를 위해 써달라"

▲75억 원 상당의 부동산을 카이스트에 유증한 이승웅·조정자 씨 부부.[사진제공=카이스트]

▲75억 원 상당의 부동산을 카이스트에 유증한 이승웅·조정자 씨 부부.[사진제공=카이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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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알뜰히 아끼고 아껴 모은 재산, 저희가 다 쓰고 갈 수는 없지요. 우리나라를 부강하게 할 과학인재 양성에 써 주세요."

노부부의 아름다운 기부가 화제이다. 경기도 의정부에 사는 70대 부부가 75억 원 상당의 부동산을 카이스트(KAIST)에 유증(遺贈)했다. 유증은 유언으로 재산의 전부 또는 일부를 무상으로 타인에게 증여하는 것을 말한다. 화제의 주인공은 이승웅(74)·조정자(72)씨 부부. 부부는 지난달 서울시 성북구 상가와 경기도 의정부시 상가 등 3건의 부동산을 KAIST에 내놓았다.
이 씨 부부는 부부의 인연을 맺을 당시부터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자고 약속했다. 부부의 작은 참여로 국가발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곳을 찾던 중 KAIST를 알게 됐다. KAIST와 아무런 연고가 없는 부부였다. 올 봄 기부를 결심하고 부부의 상황에 가장 적합한 기부 방법으로 유증을 선택했다.

이 씨 부부는 "지금의 재산을 모으기까지 아끼는 것이 최고라 생각하며 소박하고 검소한 삶을 살아왔다"며 "어려운 환경 속에서 상경한 이후 지금까지 배달 등 안 해본 일이 없었다"고 말했다. 남편 이 씨는 "어느 겨울날 자전거를 타고 눈길을 뚫고 집에 돌아오는 길이었는데 순댓국집이 있었다"며 "그 추운 겨울날 따뜻한 순댓국 한 그릇이 얼마나 먹고 싶었던지"라며 옛날을 회고했다.

아내 조 씨는 "처음 결혼해서 너무 알뜰한 남편을 흉봤는데 저도 어느새 닮아가고 있었다"며 "닭고기 값 500원을 아끼려고 시장 곳곳을 돌아다녔고 얼마인지만 묻고 다니니까 제일 싼 가게에서 저에게는 더 이상 안판다고 하더라"라며 검소한 삶을 살아온 과정을 이야기했다.
무서울 만큼 아끼며 일군 값진 재산이었다. 부부는 이 소중한 재산을 KAIST에 내놓으면서도 주저하는 기색이 없었다. 조 씨는 "저희 부부는 약속을 철칙으로 알고 사는 사람이고 결혼 당시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남편과 약속했다"며 "자식에게 유산을 물려주는 것도 좋은데 이 나라를 위해 작은 일이라도 할 수 있는 게 있다면 그 보다 더 값진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부는 그 같은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인생에 있어 가장 기쁘고 행복한 날이라고 오히려 행복해 했다. 노 부부는 "우리 부부의 작은 뜻을 이룰 수 있도록 KAIST가 훌륭한 과학기술 인재를 양성해 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강성모 카이스트 총장은 "평생 모은 재산을 흔쾌히 기부해주신 부부의 결정에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기부자의 기대를 학교 발전의 동력으로 삼아 세계 최고의 인재를 양성하는데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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