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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철강제품이 일본에선 힘 못쓰는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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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중국산 저가 철강재의 공습으로 타격을 받고 있는 한국과 달리 일본에선 중국산이 크게 힘을 쓰지 못하는 가운데, 오랜시간에 걸쳐 형성된 일본 철강업 특유의 폐쇄적 거래관행, 유통구조 등이 진입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5일 포스코경영연구원의 '일본 철강시장의 특성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에서 중국산 철강재의 시장잠식이 위협적인 상황인 것과 달리 일본에서는 중국산 수입 비중이 그리 크지 않다.
보고서는 법적·제도적 장벽 보다 장기간에 걸쳐 형성된 폐쇄적 공급 체인(Supply Chain)의 특성이 자연적인 진입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차적인 장벽은 최종수요자의 자국산 소재 지정 관행이다. 건설업의 경우 건설용 철강재 사용 조건인 JIS 규격을 취득해도 발주자가 수입산 구매를 배제하는 관행이 오랫동안 남아 있다. 자동차향(向) 역시 높은 기술장벽과 일본 철강사 제품을 집중적으로 구매하는 관행, 까다로운 납입 조건 등의 이유로 수입재 진입이 쉽지 않다.

일본 상사들은 철강 제품의 생산과 판매를 코디네이션 하는 것과 동시에 수입재에 대한 견제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일본 철강사는 최종 수요자가 특정돼있는 상황에서도 상사에 판매하는 히모쯔끼 판매 관행이 전체 거래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일본 철강 공급체인에 존재하는 복잡성을 해소하고 철강사와 수요업체 간 거래가 지속적으로 이뤄지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맡고 있는 것이다. 자연히 상사만의 계열 가공센터, 인적 네트워크를 통해 수입재에 대한 간접적인 감시·견제 기능도 수행하게 된다.
반면 국내 철강 유통 구조는 일본에 비해 과도하게 개방돼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상사와 중소 유통업체, 수백여개의 에이전트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수입 경쟁이 전개되고 있다는 것. 보고서는 일본과 달리 철강 수요자들의 저가품 중시 구매 문화가 확산돼 있다보니 철강 생태계의 경쟁력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엔저현장과 중국발 공급과잉으로 철강수요업체들의 구매처 다변화 움직임이 고급제품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보고서는 국내 철강산업의 본격적인 구조조정기에 대비해, 철강 유통 모델도 진화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우선 유통업체의 기능을 유통사 간 통합을 통해 고도화·대형화하는 등 유통 시장의 선진화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보고서는 "유통업체가 철강사 마케팅의 전방기지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발전될 필요가 있다"며 "업체 간 협의체 구성과 협력 모델 도출을 고민하는 한편 장기적인 시각에선 고객사들에 대한 일관된 가격·물량 정책을 전개함으로써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말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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