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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초대석]김도연 총장 "100兆 '포스텍 출신 기업가 사단' 만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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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7대 포항공대 총장 취임 "기금마련, 후배양성 선순환 구조로"

▲김도연 총장은 "과학과 기술의 선순환구조가 중요하다"고 말했다.[사진=최우창 기자]

▲김도연 총장은 "과학과 기술의 선순환구조가 중요하다"고 말했다.[사진=최우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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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30년 뒤에 총 100조 원 구모의 포항공대 동문기업이 탄생하고 이를 통해 대학이 발전하는 새로운 시스템이 만들어질 것이다."

김도연 포항공대(POSTECH) 총장이 강조한 말이다.
김 총장은 과학기술에 대한 신념이 분명하다. 과학은 돈을 투자해 지식을 만드는 것이고, 기술은 그렇게 만들어진 지식을 통해 돈을 버는 것이라고 했다. 포항공대가 이 같은 과학기술의 이념을 실천하기에 가장 좋은 모델이라는 것이다.

김 총장은 "동문들이 앞장서서 후배들을 이끌고 발전시키는 것이 가장 좋은 대학 발전 모델"이라고 말했다. 포항공대는 동문들이 주관하는 기업연합체인 APGC(Association of Postech Grown Companies)가 있다. 현재 50개 정도의 기업이 있다. 30년 뒤에는 더 많은 포항공대 동문기업들이 만들어져 총 100조원 매출 시대를 열 것이라고 김 총장은 설명했다.

김 총장은 이를 통해 기금이 마련되고 후배들이 성장해 다시 기업을 만드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2016년은 특별한 의미로 다가오는 해다. 1986년 12월 개교한 포항공대가 30주년을 맞는다.
김 총장은 "동양에서는 조직이 발전하기 위한 세 가지 조건으로 천시(天時), 지리(地利), 인화(人和)를 꼽는다"며 "천지인의 조화 속에 새로운 연구중심대학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포항공대가 지역에서 성공해야 우리나라 교육에도 신선한 바람이 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총장은 "각 지역에 우수한 대학이 하나쯤은 있는 나라가 가장 이상적인 나라"라며 "이를 위해서라도 포항공대의 미래 30년은 아주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포항공대의 운영 계획과 전략은.
▲이공계 대학인만큼 연구하고 이를 통해 돈을 벌어야 한다. 기업을 일으켜야 한다. 지금 우리 학생들은 기성세대와 다르다. 이들은 120살까지 살 수 있는 세대들이다. 오랫동안 일을 해야 하는 사람들이다. 100세까지 일을 해야 한다. 특정 기업에 취업해서는 불가능하다. 자기 일이 있어야 한다. 포항공대 학생들에게 주문하고 싶은 것 중의 하나이다.

-연구중심 대학이란.
▲새로운 지식을 만들어 학문을 선도하고 이를 산업발전에 연계시키는 연구중심대학의 중요성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과학'이 돈을 가지고 지식을 만들면 '공학'은 그 개발된 지식을 가지고 돈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연구중심대학은 대학과 기업 사이에 긴밀한 협력을 통해 활발한 정보 교환이 이뤄져야 한다. 산업체 경력도 학계의 연구 성과와 동등하게 평가할 생각이다. 대학이 기업에 기여할 수 있는 연구 성과를 창출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우수한 인재가 대학에 오고, 더 좋은 연구를 위해 제한 없이 기업과 활발하게 협력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하겠다.

-가장 이상적인 대학 발전 모델은.
▲포항공대는 사립대학이다. 요즈음 사립대학은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재정적 측면에서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하다. 재정적 문제는 구성원들과 함께 모든 정보를 공유해야 한다. 새로운 모델이 필요하다. 동문들이 대학을 키우는 시스템이 가장 이상적이다. 포항공대 동문들이 만든 기업이 60개 정도 된다. 동문들이 주관하는 기업들의 연합체인 APGC가 있다. 재학생들이 벤처를 만들면 선배들이 일종의 '멘토'가 돼 후배들을 도와준다. 기업 활동에서 일어나는 실무적 경험을 이야기해 주기 때문에 굉장히 많은 도움이 된다. 지난해 학생들이 창업한 기업이 7개에 이른다. APGC의 활동이 효과를 보고 있는 것이다. 30년 뒤에는 '100조 원'을 만들겠다고 한다. 눈덩이가 구르기 시작했다. 눈덩이가 점점 뭉쳐지면 동문들이 대학을 이끌어주는 하나의 좋은 모델이 탄생할 것이다.

-한국의 노벨 과학상은 언제.
▲포항공대에는 노벨동산이 있다. 노벨상을 받은 이들의 동상이 있고 미래의 과학자에게 돌아간 빈 좌대가 놓여 있다. 누구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우리나라가 연구개발(R&D)에 투자하기 시작한 것은 20년에 불과한 짧은 시간이다. 선진국과 대등한 경쟁이 가능할 정도로 성장했는데 아직까지 기초과학 저변은 미국이나 일본, 유럽 국가들에 비해 약하다. 노벨상 수상자가 나오려면 과학의 저변이 더 넓어져야 하는데 현실과는 괴리감이 있다. 기초과학은 즐겁게 오랫동안 연구할 수 있을 때 발전할 수 있다. 노벨상 역시 즐겁게 평생 연구에 몰두해야 받을 수 있는 상이라고 생각한다. 조바심을 낼 게 아니고, 낸다고 되는 것도 아니다.

-한국 기초과학 분야의 문제점은.
▲노벨상만을 목표로 두고 추진하는 정책은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긴 시간이 필요하더라도 기초과학의 저변을 넓히고 이들에 대한 지원체계를 하나씩 강화해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교육에 대한 철학도 바뀌어야 한다. 우리가 공부하던 개발시대에는 먹고 사는 문제가 중요했다. 이 때문에 모두 돈을 벌 수 있는 학과를 선택하거나 대학을 선택했다. 이제 먹고 사는 문제는 해결됐지 않은가. 학문에 대한 새로운 인식 전환이 있어야 한다.

-교육과학부 장관,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위원장 등 과학 분야에서 오랫동안 정책을 이끌었다. 기억에 남는 것과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국가과학기술위원장으로 일을 할 때 포항공대에 4000억원 규모의 방사광 가속기 사업이 있었다. 가속기는 모든 재료의 가장 기본까지 볼 수 있다는 측면에서 앞으로 우리나라 기초과학의 큰 발전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포항공대와 인연이 있었나 보다(웃음). 아쉬운 대목은 정부출연연구소에 예산 독립권을 주고 싶었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다. 정부출연연구소가 혁신하기 위해서는 내부 개혁과 함께 예산 독립권을 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앞으로 이 부분에 대한 고민이 있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5년마다 과학기술에 대한 정부조직이 요동친다.
▲매우 안타까운 부분이다. 과학기술뿐 아니라 정권이 바뀌는 5년마다 컴퓨터를 리셋(Reset)하는 것 같다. 소모적이고 비합리적이며 정책의 연속성이 없다. 노무현 대통령 때 과학기술혁신본부를 만들었는데 이것을 잘 키웠으면 지금쯤 자리 잡았을 것이다. 혁신본부를 없앴다가 국가과학기술위원회 만들었다가 폐지하고. 앞으로 이 같은 비합리적 조직개편은 없으면 좋겠다. 다만 우리나라 형편에서 과학기술이란 이름이 들어간 부처의 존재는 중요하다. 국민들에게 과학기술이 필요하다는 상징성이 있어야 하고 이런 측면에서 과학기술 독립부처의 필요성은 있다.

▲김도연 총장.[사진=최우창 기자]

▲김도연 총장.[사진=최우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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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연 총장은=1952년생인 김도연 총장은 국내 과학계의 산 증인이다. 1970년 서울대 재료공학과에 입학했고, 카이스트에서 재료공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어 프랑스에서 관련 박사학위를 딴 뒤 1979년 아주대 기계공학과 조교수, 1982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 등을 역임했다.

2007년 서울대 공과대학장을 거쳐 2008년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에 임명됐다. 이어 울산대 총장을 거쳐 2011년 우리나라 연구개발(R&D)을 총괄하는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위원장을 지냈다.

지난 9월 제 7대 포항공대(POSTECH) 총장에 선임됐다. 임기는 4년이다. 포항공대는 학부와 대학원생을 합쳐 약 3500명의 학생이 있고, 교수는 403명이다. 포스코(POSCO)가 설립한 사립대학으로 연구중심대학으로 자리를 잡았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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