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 국내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 '10·9·8·7 출고가 법칙'이 나타나고 있다. 애플의 신제품 '아이폰6s'의 상륙을 앞두고 국내 스마트폰 가을 대전 참가자들이 본격적인 전열 정비에 나서면서 이 같은 결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출고가가 100만원을 훌쩍 넘는 스마트폰은 현재 아이폰이 유일하다. 신제품 '아이폰6s'와 '아이폰6s 플러스' 가운데서는 공기계 기준으로 아이폰6s 16기가바이트(GB) 모델(92만원) 만이 100만원에 못 미치는 가격이다. 아이폰6s 플러스 128GB 모델은 134만원에 달한다. 이통사 출고가가 공기계 대비 5만~6만원 낮게 책정된다는 사실을 감안해도 아이폰6s 64GB 모델과 아이폰6s 플러스는 16GB 모델(각 106만원·공기계 기준)부터는 100만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
이 같은 가격책정의 기저에는 '100만원이 넘는 고가지만 살 사람은 산다'는 논리가 깔려있다. 가격보다는 애플 브랜드에 지갑을 여는 소비자들을 겨냥한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세계적인 '아이폰6 돌풍'에 국내시장도 동참한 바 있다. 이동통신3사는 기존 16일에서 19일로 연기된 '아이폰6s'와 '아이폰6s 플러스'의 예약판매를 시작하기에 앞서 소비자를 유인할 각종 혜택에 대한 최종 점검을 진행 중이다.
80만원대는 스마트폰 시장 포화 현상과 함께 '프리미엄폰의 대중화'를 꾀하며 지난해부터 속속 등장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하반기 전략 모델 갤럭시노트5 32GB 모델을 89만9800원에 내놨다. 지난 4월 출시된 '갤럭시S6'의 대용량 모델들도 이에 속한다.
70만원대 프리미엄폰은 한 마디로 '가격으로 승부하는 프리미엄폰'이다. 다음 스마트폰의 출시까지 짧아진 주기로 인해 최신폰 자리는 내줬지만, 최신폰에 견줘도 쓸만한 사양을 갖춘 글로벌 제조사들의 대표 스마트폰도 이 구간에 자리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갤럭시S6 32GB·64GB 모델의 출고가를 각각 77만9900원, 79만9700원으로 7만~12만원 낮췄다. LG전자 는 지난 8일 판매를 시작한 따끈따끈한 슈퍼 프리미엄폰 'LG V10'의 출고가를 처음부터 70만원 후반대(79만9700원)로 결정, 가격 경쟁력을 갖췄다. 지난해 10월 출시된 아이폰6(16GB) 역시 최근 KT가 출고가를 69만9600원까지 낮추며 70만원대 프리미엄폰 구간에서 본격적인 경쟁을 시작했다.
업계에서는 올 가을 브랜드·기능·가격 등을 고려한 고가폰 싸움이 치열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실제로 100만원을 호가하는 아이폰 대용량 모델의 경우 이통사 역시 전략 모델로 삼기에는 가격부담이 있어 지원금도 많이 싣지 않는다"며 "이통사의 지원금까지 따진 실구매가로 비교할 때도 출고가 구간별 분류를 크게 역전하는 상황은 잘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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