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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사도' 유아인 "못난 욕망이 장면 망칠 뻔 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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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인 [사진=백소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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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온유 기자] "이제껏 연기한 캐릭터의 '끝판왕'을 보여주고 싶었다."

배우 유아인(29)에게 방황하는 청춘은 익숙하다. 영화 데뷔작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2007)'에서 사고로 성불구자가 된 '종대', '좋지 아니한가(2007)'에서 전생에 왕이었다고 믿는 '용태'를 표현했다. KBS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2011)에서는 치렁치렁 머리를 풀어헤치고 아버지에게 반항하는 유생 '재신'을 맡았다.
오는 16일 개봉하는 '사도'에서도 비슷한 인물을 연기한다. 아버지 영조의 과도한 기대에 억눌리다 갈등을 빚고 비뚤어진 길을 가는 사도세자다. 지난 8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유아인은 "계속 파왔던 캐릭터의 정점"이라며 "마이너적 이미지를 메이저에서 보여드릴 수 있게 돼 좋다"고 했다. 이번 영화는 '왕의 남자'(2005)로 1000만 관객을 모은 이준익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괴물(2006)', '설국열차(2013)', '변호인(2013)'의 송강호가 영조를 맡았다.

유아인은 사도세자를 두고 "내 20대와 많이 닮았다"고 했다. "세자로 태어났으면 그냥 왕을 하면 되지, 왜 '나는 누구인가'를 물으며 스스로를 괴롭혔겠나. 나 역시 연기를 하고 싶으면 그냥 열심히 하면 되는데, 늘 물음을 던지며 하나마나 했다. 의문을 품는 지점이 닮은 것 같다."

유아인은 최근 연기파 배우들과 작업을 많이 했다. 이번 영화에서 송강호, 최근 흥행한 '베테랑'에서 황정민, 드라마 '밀회'에서 김희애 등이다. "선배들이 내가 연기하는 갈 지켜볼 때마다 기가 느껴진다. 어마어마한 스트레스와 피로감이 생기지만 짜릿한 긴장 속에서의 연기를 즐긴다."
배우로서 못난 욕망이 튀어나올 때도 있었다. '사도'의 첫 촬영이었던 사도세자가 영조를 대리 청정하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그는 "기가 꺾여야 하는 순간인데 감독님, 선배님들, 스태프들 앞에서 처음으로 연기를 하니까 그 순간을 압도하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 그래서 강하게 휘어잡는 연기를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배우의 욕망이 그 장면을 오염시키는 순간이 된 거다. 두세 번 다시 찍으며 톤을 조절했다"고 했다.

'사도'는 영조가 사도세자를 뒤주에 가둔 8일간 기록을 담는다. 그가 아버지를 사랑하고 따른 어린 시절부터 뒤주에 갇히기 직전 아버지를 원망하고 미워하는 신들을 교차 편집해 보여준다.

이 감독은 뒤주 신을 몰아서 찍지 않았다. 사도세자가 뒤주에 갇힌 날짜별로 촬영을 나눠 진행했다. 이 때문에 만만치 않은 분장을 여러 번 해야 했다. 점점 더러워지고 피폐해지는 모습을 연출하기 위해 유아인은 옷에 커피 물을 들이는 건 물론 손톱 밑의 때까지 신경을 썼다. 그는 "평소 연기를 할 때 왁스 한 톨도 바르지 않는다. 이번 촬영에서 적응하느라 무척 힘들었다"며 "'실제 사도세자는 얼마나 힘들었을까?'라는 생각도 들었다"고 했다.

유아인은 언제부턴가 사도세자를 옹호하고 다닌다. "잘잘못을 따지려는 게 아니다. 사도에 대한 역사적 해석은 분분하다. 광인, 살인자, 자격 없는 인간이라는 시선도 있지만 당파싸움과 아버지의 콤플렉스에 의한 희생양, 꺾여버린 이상주의자라는 시선도 있다. 나는 내가 연기한 인물을 연민의 코드로 접근했다. 그저 안아주고 싶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사진=백소아 기자 sharp204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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