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시중은행 여의도 지점. 한 창구 직원은 60대 중후반의 주부로 보이는 손님에게 주가연계증권(ELS) 투자를 권하고 있었다. 홍콩 H지수 급락으로 ELS 투자자들의 불안이 높아지면서 당국이 대책 마련에 나선 게 엊그제다. 옆 창구에서 지켜보던 기자가 "요즘 같은 때 그렇게 ELS를 열심히 파느냐"고 묻자 직원은 "만기가 3년 후라 원금손실 가능성은 적다"고 답했다. 본인도 ELS에 투자했다는 설명까지 친절하게 곁들였다.
ELS는 엄연히 손실 위험이 있는 상품이다. 최근 원금손실이 확정된 종목형 ELS도 3년여 전 판매사들이 위험하지 않은 상품처럼 소개해 팔았다. 대안으로 나온 지수형 ELS가 안전하다고 했던 게 불과 6개월여 전이다. 지금은 상황이 180도 바뀌었다. 미국 금리인상 우려, 중국 증시 급락 등 '주요 2개국(G2)' 변수로 글로벌 증시 전반이 불안정하다. 만기인 3년 후 증시가 회복될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중국 상해종합지수는 지난 2007년 6000을 돌파후 급락해 지난해말 3000선을 회복하기까지 3년 8개월이 걸렸다.
금융지식이 없는 투자자에게 ELS를 원금보장형 상품처럼 소개해서 파는 것은 불완전판매다. 더구나 금융감독원이 지난달 말부터 ELS 불완전판매 점검에 나섰는데도 현장에서는 불완전판매가 여전히 횡행하고 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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