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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합 관련 공정위 패소율 44%…5년간 2조7000억 과징금 부과

최종수정 2015.08.27 11:00 기사입력 2015.08.2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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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간 담합 관련 대법원 판결 197건 중 87건 패소
-담합 증거 부족, 행정지도 불구 처벌, 과징금 산정기준 위반 등이 원인
-담합추정 규정 삭제, 과징금 부과기준 명확화 등 담합규제제도 개선 시급


▲담합 사건 관련 공정위 대법원 소송 결과(2006∼2015년)

▲담합 사건 관련 공정위 대법원 소송 결과(2006∼201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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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최근 10년간 담합과 관련해 공정위의 패소율이 44%에 달해 담합 관련 규제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2006년부터 지난달까지 약 10년간 공정거래법상 담합 사건 관련 대법원 판결 197건을 전수 조사한 결과, 공정거래위원회가 패소한 사건은 모두 87건으로 패소율이 약 44%에 달했다. 이는 서울행정법원 및 전국 지방법원의 행정사건 판결 중 정부 패소율이 27.7%에 이르는 것과 비교하면 훨씬 높은 수치다. 전경련은 공정위의 담합규제제도에 대해 개선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패소한 이유를 살펴보면 담합 증거 부족, 과징금 산정기준 위반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증거가 부족한 상황에서 무리하게 담합을 추정했다가 증거부족으로 패소한 경우, ▲타 정부기관의 행정지도에 따른 결과를 담합으로 처벌한 경우, ▲담합은 인정되었으나 규정보다 지나치게 과도한 과징금이 산정된 경우 등이 주된 패소 이유로 나타났다.

▲공정위 패소 원인(2006년 이후 공정위 패소 판결 87건 중)

▲공정위 패소 원인(2006년 이후 공정위 패소 판결 87건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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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합 증거 부족…취소된 과징금만 3450억원
지난 2011년 공정위가 7개 LPG 사업자에 대해, 'LPG 가격 담합'과 관련해 과징금 6700억여원을 부과했던 사건이 대표적인 예다. 당시 사업자간에 가격인상을 공모했다고 볼만한 객관적 증거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공정위는 단지 일정기간 동안 LPG 판매가가 유사했다는 정황을 근거로 담합으로 추정, 과징금을 부과했다. 그러나 대법원에서는 담합 증거 부족으로 공정위 패소 판결을 내리고 과징금 부과처분을 취소했다.
이런 식으로 공정위가 최근 10년간 담합 증거 부족으로 대법원에서 패소한 사건은 전체 패소 사건 중 25.3%(22건)이었고, 취소된 과징금은 약 3450억원에 달했다.

공정위가 담합 사실을 쉽게 인정하고 처벌할 수 있었던 것은 공정거래법상의 담합추정제도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담합을 합의했다는 구체적 증거가 없더라도 사업자들의 제품가격이 일정기간 비슷하게 유지되었다는 외관과 실무자간 연락한 사실 등 간접적인 정황만 있으면 사업자들의 합의사실을 추정할 수 있고, 기업 스스로 담합을 모의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입증해야 한다.

공정거래법 제19조 제5항에 따르면 '상당한 개연성이 있는 때에는 그 사업자들 사이에 공동으로 제1항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가격결정 등)를 할 것을 합의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나와있다. 그러나 '추정'이란 확실하지 않은 사실을 놓고 법적 효과를 인정하는 것을 말한다. 이에 따라 학계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공정위가 부담해야할 입증책임을 기업에 전가한다며 비판해왔다. 특히 충분한 증거 없이도 공정위가 조사권을 발동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는 측면에서 기업에게는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담합 관련없는 상품까지 과징금 기준에 잡아…5200억 거둬들여
과징금 산정기준 위반도 담합사건의 주요 패소 원인이었다. 과징금은 담합 기간 동안 담합 관련 상품의 매출액을 기준으로 산정하도록 되어있다. 하지만 공정위는 담합과 직접적 관계가 없는 상품 매출에까지 과징금을 부과거나, 담합했던 시기가 아닌 기간까지도 담합기간에 포함하는 등 다수의 사건에서 과징금 산정기준을 위반했다.

이렇다보니 최근 10년간 담합 관련 패소 사건의 50.6%(44건)이었고, 관련 과징금 총액은 약 5200억원에 달했다.

지난 2005년 9개 석유화학회사가 폴리프로필렌 등 제품의 가격을 담합했다는 이유로 과징금 약 550억원을 부과 받았던 사건이 대표적이다.

당시 공정위는 각 회사들이 국내에서 유일하게 독자 생산해 담합이 불가능한 제품에까지 과징금을 부과했다. 그러나 대법원에서는 과징금 산정에 관한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는 이유로 공정위 패소 판결을 내리고 과징금 부과처분을 일부 취소했다.

▲최근 담합 관련 공정위 과징금 부과 현황

▲최근 담합 관련 공정위 과징금 부과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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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대한 과징금 부과로 기업 손실…5년간 부과한 금액 2조7000억원
담합으로 처벌될 경우, 기업들은 막대한 과징금을 부과 받아 큰 손실을 입게 되지만 현행 공정위의 과징금 산정기준은 지나치게 복잡하고 모호해 규정보다 과다하게 부과 되더라도 기업들은 인지하지 못하고 그대로 납부할 수밖에 없는 경우가 많다. 불복소송을 제기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따라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5년간 담합사건으로 공정위가 기업에 부과한 과징금 총액은 약 2조 7000억원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경련은 기업들이 담합으로 적발되었을 경우, 관련 상품 매출 총액의 최대 10%의 과징금 부과 및 3년 이하의 징역 등 형사처벌 대상이 될 뿐만 아니라 일부 업종은 공공입찰 참가자격까지 박탈되는 치명적인 불이익까지도 입게 되는 만큼 담합규제와 관련된 집행은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우선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공정거래법상의 담합추정 규정을 삭제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2007년 공정거래법 개정을 통해 '상당한 개연성'이 있는 경우에만 담합추정이 가능하도록 요건을 강화했지만, 이 역시도 여전히 공정위의 무리한 담합추정을 가능하게 할 위험이 있다. 또한 공정위의 재량권 남용을 막기 위해 명확하고 객관적인 과징금 산정기준을 시행령에 명시하고, 정부기관이 가격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행정지도를 할 경우 공정위와 협의를 의무화해 해당 기업이 담합처벌에서 제외될 수 있도록 관계 법령에 명시적 규정을 둘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신석훈 전경련 기업정책팀장은 "담합인정 여부에 대한 명확한 사실판단을 위해 공정위 과징금 처분과정에서 기업들에게 충분한 변론기회와 방어권이 보장되어야 한다"며 "공정위 처분에 대한 현재의 2심제(고등법원, 대법원) 불복소송절차를 다른 행정기관에 대한 불복소송처럼 3심제(행정법원, 고등법원, 대법원)로 전환하는 법 개정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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