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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블로그]中企 CEO들에 더해진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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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태진 기자]요즈음 중소기업 최고경영자(CEO)들에게 생각지도 못했던 고민거리가 생겼다.

정부가 오는 14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한 것 때문인데 '영업일' 하루하루가 더 소중할 수 밖에 없는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단기간 휴무 여부를 결단하기가 만만찮기 때문이다.
내수활성화를 위한 특단의 조치라며 동참을 은근히 압박하는 분위기를 외면하는 것도 부담스럽고, 그렇다고 근무를 시키자니 직원들에게 지급해야할 휴일수당 등 비용 요인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이유에서인지 '그날'이 불과 사흘 앞으로 다가온 시점인데도 아직 휴무를 결정하지 못한 곳도 적지 않다고 한다. 갑작스런 결정에 대해 불만도 여기저기서 터져나온다.

한 중소기업 사장은 "원청업체로부터 일감을 받아 회사를 돌리는 상황에서 직원들을 하루 더 놀리는 것은 여간 힘든 결정이 아니다"며 "정부 때문에 괜시리 돈벌이에만 급급한 악덕업주소리만 듣게 생겼다"고 푸념했다.

실제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직장인 594명을 대상으로 국가가 임시공휴일로 지정한 오는 14일 직장 휴무 여부를 조사한 결과, 중소기업에 다니는 직장인 61%는 '14일이 휴무로 지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중견기업에 다니는 직장인 중에서는 40%가, 대기업에 다니는 직장인 중에서는 23%만이 그날 정상 근무를 하기로 했다고 한다.
임시공휴일로 지정되지 않은 이유로는 불경기, 휴가철 직후 휴일 부담 등이 거론됐지만 '정부가 회사 대표 재량으로 휴일을 결정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제일 많았다.

'경영진의 재량'은 열악한 중소기업일수록 난감한 과제일 수 밖에 없다. 대기업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부족한 인적 물적 인프라로 인해 예상치 못한 변수에 대한 적응력이 떨어질 수 밖는 탓이다. 헌데 올해들어 중소기업인들에게 이러한 과제가 자주 주어진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메르스가 창궐하기 직전 중소기업계가 정부의 내수 살리기 기조에 동참한다며 진행한 '1사 1인 채용' 캠페인이 대표적이다. 중소기업중앙회의 주도로 진행된 이 캠페인에는 14개 중소기업 단체가 동참해 회원사들에게 구인에 나설 것을 종용했다.

중소기업계 관계자는 "적지않은 중소기업들이 지난해 말과 올해 초에 걸쳐 리크루팅을 완료한 상황이었는데 재량이라는 전제가 있었지만 분위기상 추가 채용에 나선 경우가 많았다"며 "몇몇 기업에서는 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한 것으로 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가파르게 오른 최저임금도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게 빼놓을 수 없는 부담 요소다.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내수활성화를 위한 약속'이 노동계에 힘을 실어주는 도화선으로 작용하면서 재계로서는 '두자릿수 인상률'을 제지하는 것이 목표가 되버렸다. 이 때문에 중소기업계가 최저임금 인상 전제로 요구해 온 업종별 임금 적용 등은 수면 위에 떠오르지도 못했다.

정부의 내수활성화 기조가 구체화될수록 중소기업계의 실망이 커지는 모양새다. 금융지원 확대 등 창조경제 구현을 위해 성장사다리를 튼튼히하고 있다지만 한껏 늘어난 부담을 상쇄시키기에는 턱없이 부족해 보인다. 정부가 원했던 정책목표가 제대로 구현될 수 있도록 보다 세심한 배려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조태진 기자 tj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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