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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최저임금 인상, 웃는 사람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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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태진 기자]"창업 36년 만에 처음으로 직원들에게 연차휴가를 독려해야할 판이다."

최근 만난 모 중소기업 사장의 푸념은 장기화되는 경기침체에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 여파까지 더해진 내수시장 현실을 여실히 보여준다. 땅콩을 주로 납품하는 '알짜 회사'지만 제품 수요가 급감하면서 생산라인 가동시간을 줄여야하는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잘나가는 중소기업 사정도 이러한데 '비정규직'과 다를 바 없는 영세기업 임직원과 소상공인들은 생존 자체를 위협받는 지경이다. 이들에게 내수시장을 살리기 위해 최저임금을 인상해야 한다는 정부의 논리가 먹힐리가 없음은 자명하다.

중소기업계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사상 최대 최저임금 인상이 '최악의 경영 환경'에서 이뤄져 정부가 기업인을 거리로 내몰고 있다며 아우성치고 있다.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은 "290만 소상공인들에게 최저임금이 100원만 올라도 상당한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며 "월 200만원도 벌지 못하는 소상공인들도 많은데 해마다 큰 폭으로 오르는 최저임금제도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동계도 입이 삐쭉 나와 있는 것은 마찬가지다. 시급 1만원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7000원 정도는 넘어갈 것으로 생각했는데 정작 6030원으로 결정되자 "정부가 노동자들을 배신했다"는 표현까지 쓸 만큼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결과는 정부가 초래한 것이나 다름없어 보인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직접 나서 틈나는대로 임금 대폭인상 발언을 주도하며 한껏 기대를 부풀려왔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최저임금위원회가 정부 산하기구처럼 운영되면서 임금인상안 결정권을 공익위원이 쥐고 있는 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노동계와 재계 양측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으면서 '승자 없는 결과'를 언제까지 이어가야 할 것인지 생각해 볼 때다.



조태진 기자 tj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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