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르(남수단)=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국방부 공동취재단]남수단재건지원단 한빛부대 5진 1제대가 1일(현지시간) 남수단 종글레이주 보르 기지에 도착했다. 서울공항에서 지난달 29일 출발한 160여명의 1제대 인원들은 항공기 급유를 위해 두바이를 경유한 뒤 우간다 엔테베 공항에서 남수단의 수도 주바로 향하는 항공기로 환승했다. 주바에 도착한 이들은 유엔남수단임무단(UNMISS) 톰핑 기지에서 숙영하고 이튿날 UN이 제공하는 헬기에 나눠 타고 한빛부대의 주둔지 보르까지 올 수 있었다. 한빛부대 4진과 5진의 교대를 위해서다.
1만 4000km. 한빛부대 5진이 남수단의 재건을 위해 날아간 거리다. 5진 1제대 인원들이 서울공항을 출발한 후 보르 기지에 첫발을 딛고 부대구호를 외칠 때 까지 약 44시간이 걸렸다. 마지막 인원은 출발 3일만인 2일에야 보르 기지에 도착했다. 교대를 위한 이동과정은 열악한 현지사정 변화로 인해 쉽지 않은 여정이었다.
“엔테베 공항에 큰 비가 와서 4진 철수 1제대가 주바에서 출발을 못 했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5진의 두바이 대기시간이 당초 2시간에서 8시간으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8시간 50분을 날아 두바이에 도착한 뒤 한빛부대 백승국(소령) 5진 지원과장은 이동계획 변경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하나의 단계에서 차질이 발생하자 이어지는 항공 일정도 변화가 불가피했다. UN이 지원하는 헬기 이동이 스케줄을 잡는 것이 가장 복잡한 부분이었다. 백 지원과장은 “이동 작전의 가장 큰 난점은 기상”이라면서 “최대한 우리가 바라는대로 진행될 수 있도록 실시간으로 조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확산을 막기 위한 우간다 측의 체열 측정과 문진을 받은 5진 장병은 규모가 작은 항공기 2대에 나눠타고 남수단을 향했다. 주바에서는 아프리카 대륙에서 유행한 바 있는 에볼라 관련 검사가 진행됐다. 5진 1제대가 예정보다 늦은 시간에 주바에 도착해 이날 예정된 헬기 이동이 모두 다음날로 연기되면서 장병들은 전원 주바에 있는 UN 톰핑 기지에서 숙영하게 됐다. 5진 1제대 첫 장병들이 보르 기지에 도착한 것은 당초 계획보다 늦어진 이튿날 점심시간 쯤이었다.
이에 대해 한빛부대 4진 관계자는 “4진의 경우 1제대 마지막 인원이 보르에 오기까지 꼬박 1주일이 걸렸다”며 “5진의 이동은 성공적이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멀고 길고 힘겨울 수 있는 여정이었지만, 5진 장병들 모두는 기대로 가득한 표정을 잃지 않았다. 이는 부대원 가운데 대부분이 높은 경쟁률을 뚫고 선발된 지원자들이기 때문. 한빛부대 5진은 간부의 경우 경쟁률 4대 1, 병사들은 경쟁률이 그 3배에 달하기도 했다.
한빛부대 5진은 장교 59명, 부사관 118명, 병사 114명, 군무원 2명 등 모두 293명으로 이뤄져 있다. 이 가운데 공병대와 경비대 등 모체부대 소속으로 파병된 인원보다 선발을 거친 인원의 숫자가 좀 더 많다. 특히 병사들의 경우는 경비대를 제외하면 대부분 중앙선발이며, 경쟁도 치열하다.
이번에 파병된 한빛부대 5진은 유학 중에 입대한 부대원이 27명에 이르는 등 유학파와 파병 유경험자가 많아 눈길을 끈다.
황용태(대위) 5진 인사장교는 “많은 병사들이 경력을 쌓기 위한 목적으로 해외 파병 부대에 지원하는 경우가 많은데, 투철한 봉사의식과 책임감이 없으면 파병임무 적응에 실패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해외파병 부대는 이역만리에서 8개월간 함께 지내야 할 전우에 대한 이해, 국가를 대표한다는 마음가짐, 열린 마음과 좋은 인성 등을 가진 인재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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