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붕 두가족' 뉴욕 한인회…뉴욕타임스 대서특필 '왜?'

뉴욕 한인회장 사태를 다룬 뉴욕타임스 기사. 사진=뉴욕타임스 온라인판 기사 캡처

[아시아경제 온라인이슈팀] '지역은 하나, 공동체도 하나, 회장은 2명'

미국 뉴욕에서 2명의 한인회장이 원치않는 '동거'를 이어가면서 현지 언론에 대서특필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법정으로 이어진 '한지붕 두 가족' 갈등은 어떤 결론이 나오든 한인사회에 상당한 생채기를 남길 전망이다.

미국 최대 일간지인 뉴욕타임스는 26일(현지시간) '2명이 회장을 주장하면서 한인 사회가 거꾸로 가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종이신문에 대서특필했다. 뉴욕타임스는 한인 사태를 다룬 이 기사를 하루 전날 인터넷판에 먼저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34대 뉴욕한인회장 선거 과정에서 김민선 후보에 대한 자격 박탈, 이에 맞선 뉴욕한인회 정상화위원회의 민승기 회장 탄핵 등 일련의 사태를 집중 조명했다.

1960년 설립된 뉴욕한인회의 갈등이 표출된 것은 지난 2월 회장 선거에 입후보한 김민선 후보의 자격이 박탈되면서 부터다.

선거관리위원회는 김 후보가 선거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자격을 뺏고 단독 후보가 된 민승기 33대 회장에게 34대 회장 당선증을 교부했다.

선관위의 이 같은 조치에 일부 한인들은 문제를 제기하며 반발했다. 이들은 정상화위원회를 만든 뒤 민 회장을 탄핵하고 별도의 선거 절차를 거쳐 김 후보를 당선시켰다.

이달 1일 별도로 회장 취임식을 치른 두 회장은 각자 사무실을 마련하고 회장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민 회장은 맨해튼의 뉴욕한인회관에서, 김 회장은 퀸스의 임시사무실에서 근무 중이다. 회장 취임식 날 오전 10시께 김 회장이 지지자 수십명과 한인회관에 몰려와 사무국 진입을 시도하다 양측이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고성과 욕설이 오가던 양측의 격렬한 싸움 때문에 현지 경찰이 출동하기까지 했다.

졸지에 2명의 회장을 두게 된 뉴욕한인회는 외부 행사 참여도 '쪼개기' 형태로 수행하고 있다. 민 회장은 뉴욕한인경제인협회 행사, K-라디오 개국식 등에 참석했고 김 회장은 뉴욕시 주최 메모리얼데이 퍼레이드 등에 얼굴을 내비쳤다.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양측은 결국 사건을 법정으로 가져갔다. 김 회장이 민 회장을 상대로 '회장 당선 무효 소송'을 제기한 것. 당초 이 재판은 지난 13일 판가름 날 전망이었지만 변호인 자격 시비가 일면서 미뤄졌다.

한인 사회는 재판 결과가 나오기 전 까지는 이번 사태에 대한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민 회장과 김 회장은 모두 "재판 결과에 승복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뉴욕타임스는 한인 사회의 웃지 못할 상황을 전하며 "한인 이민자들의 미국 사회 안착을 돕고 있는 55년 역사의 뉴욕한인회가 무보수에 의전 기능이 대부분인 회장 자리를 놓고 다툼을 벌여 중요성이 희석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온라인이슈팀 issu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