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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창진, 스포츠도박 혐의 입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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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월 자신이 이끌던 프로농구 kt 패배에 3억원 베팅…후보선수 출전시켜 승부조작 정황도

전창진 감독[사진=김현민 기자]

전창진 감독[사진=김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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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 남자 프로농구 안양 KGC인삼공사의 전창진(52) 감독이 사설 스포츠 도박에 억대의 돈을 건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베팅한 경기가 지난 시즌 자신이 지휘한 부산 kt의 경기로 확인되면서 승부조작에 참여한 정황도 드러나고 있다. 서울 중부경찰서는 이 같은 내용을 진술한 사채업자 등을 최근 소환해 조사를 마쳤다고 25일 밝혔다. 전 감독의 지시를 받고 지인들에게 수익금 배분을 약속한 뒤 자금을 마련한 혐의(국민체육진흥법 위반·도박)로 강모(38) 씨 등 일당 네 명 중 두 명도 구속했다. 경찰은 전 감독이 베팅과 승부조작 과정을 주도한 것으로 보고 25일 밤 출국금지를 요청했다. 곧 소환조사해 사법처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경찰에 따르면 전 감독은 지난 2월과 3월 불법 스포츠토토에 참여해 kt가 큰 점수 차로 패배하는 쪽에 최소 3억원을 건 혐의를 받고 있다. 또 베팅한 경기에서 후반 후보 선수들을 투입해 패배를 유도하는 수법으로 두 배 가까운 이익을 봤다고 보고 있다. 사채업자로부터 도박자금을 빌린 진술을 받아냈고 전 감독 명의의 차용증도 확보했다. 이 사채업자는 "전 감독이 베팅할 경기를 (우리에게) 직접 알려줬고, 해당 경기에서 후보 선수들을 경기 (승패를 가를) 막판 시점에 투입하는 방식으로 승부를 조작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이 스포츠 도박에 직접 돈을 건 증거는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참고인 신분으로 전 감독을 조사할 예정이다. 한편으로는 도박자금이 송금될 때 사용됐다는 전 감독의 차명 계좌 등을 조사하고 있다.
구체적인 혐의가 입증되진 않았지만 프로농구계는 충격에 휩싸였다. 강동희(49) 전 원주 동부 감독이 승부조작 혐의로 구속된 지 2년밖에 되지 않은 상황에서 또 다른 사령탑의 혐의가 포착됐기 때문이다. 강 전 감독은 2011년 2월과 3월 불법 스포츠토토 브로커들에게 4700만원을 받고 후보 선수들을 기용한 것으로 밝혀져 징역 10월에 추징금 4700만원을 선고받았다. 프로농구에서는 영구제명을 당했다. 당시 경찰 조사에서 혐의를 계속 부인했지만 차명계좌가 드러나고 휴게소 현금지급기에서 돈을 인출하는 장면이 찍혀 혐의를 인정했다. 프로축구, 프로야구, 프로배구 등도 승부조작 파문에 휩싸인 적이 있었지만 강 전 감독의 사례는 그것과는 질적으로 달랐다. 스포츠의 기본 정신이라 할 수 있는 '스포츠맨십'을 지도자가 지키지 않았다는 점에서 프로농구의 도덕성에 치명타를 입혔다.

이번 사건으로 당시 대국민 사과성명을 발표했던 한국농구연맹(KBL)의 자정 노력은 물거품이 될 위기에 놓였다. 사회적 반향은 물론 프로농구의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성훈(55) KBL 경기이사는 "아직 수사 중인 사건이라 대책을 내놓을 단계는 아니지만 오늘 긴급회의를 소집해 다양한 대응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는 "매년 관계 부처와 연계해 부정방지교육을 시행하고 클린바스켓센터를 운영하지만 선수기용이 감독 고유의 권한이다 보니 재단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했다.

실제로 전 감독의 혐의를 눈치 챈 농구관계자는 거의 없었다. 그를 보좌하는 김승기(43) 코치는 "금시초문이다. 지난 시즌 후보 선수들을 많이 출장시킨 것은 사실이지만 팀 전력이 약해 고르게 기회를 부여하는 정도로만 생각했다"고 했다. 재계약을 포기한 kt의 관계자는 "승부조작 혐의를 인지하고 계약하지 않은 것이 아니다. 6강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하고 연봉 협상에서 의견차를 좁히지 못했던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전 감독이 2월 2일 심근경색으로 수술을 받았다. 코트에 복귀하자마자 승부조작에 관여했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고 했다.
전 감독은 지난달 15일 KGC인삼공사와 3년 계약을 했다. KGC 구단측도 난감한 입장이다. 구단 관계자는 26일 "아직 논의조차 제대로 되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전례가 없었다. 준비하거나 대책을 마련할 입장이 아니다. 전 감독과 연락도 닿지 않는다"고 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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