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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뱃세 인상, '밀수량' 키웠다…1Q 44건에 달해

최종수정 2015.04.24 13:24 기사입력 2015.04.24 09:32

전년 동기 대비 633.3% 급증…내국인 담배 구매 면세 한도 초과도 늘어

[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김모(46·여)씨는 국산 면세담배 1000여갑을 국제 우편화물로 위장해 국내로 밀수입하려다 관세청에 덜미를 잡혔다. 김씨는 지난해 11월부터 12월 사이 출국장 면세점에서 자신과 친인척 명의로 사들인 국산 면세담배를 일본으로 가져간 뒤 과자와 의류, 책 등과 함께 우편물 2박스에 넣어 밀수하려다 적발됐다.

국민건강 증진을 위해 정부가 추진한 담뱃세 인상 이후 밀수 담배가 늘고 가짜 담배가 양산되고 있다.
24일 관세청 등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해외에서 담배를 대량으로 구입해 국내로 밀반입하다 적발된 건수가 44건에 달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 적발된 6건에 비해 633.3%나 급증했다.

2011년 20건, 2012년 4건, 2013년 31건, 지난해 36건에 불과했던 점을 감안하면 담뱃세 인상 이후 담배 밀수가 늘고 있음을 방증한다.

내국인의 담배 구매 시 면세한도 기준인 1인당 1보루를 초과해 적발된 경우는 5306건으로 알려졌다. 해외에서 담배를 대량으로 구입해 입국할 때는 반드시 세관에 신고해야 하지만 이를 생략한 것이다.
예를 들어 해외에서 1만원짜리 담배 1보루를 초과해 들여왔다고 가정하면 세관에 신고하고 국세 1만1930원(관세 4000원·개별소비세 5940원·부가가치세 1990원)과 지방세 1만4490원(담배소비세 1만70원·지방교육세 4420원) 등 총 2만6420원의 세금을 내야 한다. 면세점에서 산 담배를 초과해 들여왔을 때도 마찬가지다.

관세청과 KT&G, 한국필립모리스, BAT코리아 등 담배제조사들은 위조·면세 담배의 밀수 및 불법유통을 사전 차단하기 위해 힘을 모으고 있으나 쉽지 않은 상황이다.

담배 제조사 관계자는 "관세청과 업무협의를 위한 전담창구를 지정하고, 상호 정보교류를 통한 단속협력 기반을 마련해 불법행위를 예방하고 있으나 쉽지만은 않은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미 담뱃값 상승에 따른 밀수 담배 양산은 담뱃세 인상 전부터 문제점으로 예견됐었다. 담배 제조사들은 급격한 세금 인상을 통한 대폭적인 가격 인상은 당장 눈에 보이는 흡연율 하락으로 나타날 수 있지만 반대로 정상적인 통계에 잡히지 않는 밀수 및 불법담배 거래의 증가로 오히려 담배 관련 시장에 대한 통제력을 잃을 수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

영국의 경우 1990년대 초부터 2000년도까지 담배 소비를 억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담배 관련 조세를 급격히 인상시키는 ‘택스 에스컬레이터(Tax escalator)’를 사용해 담배 가격을 지속적으로 인상했다. 이에 따라 1991년 1월부터 2000년 1월까지 주요 브랜드의 가격이 10년 동안 92%나 올랐다.

단기적으로는 흡연율 하락 및 담배 판매량 저하 등 정책 목표를 달성하는 듯했지만 밀수 담배 거래가 늘어나고 가짜 담배의 양산으로 세수 손실 문제가 커짐은 물론 정상적으로 제조되지 않은 저가 가짜 담배가 유통돼 흡연자들의 건강에 문제를 초래했다.

이에 영국은 2001년부터 과중한 담배 관련 조세 부담으로 인한 부작용을 인정하고 택스 에스컬레이터 정책을 포기, 담배 관련 조세 및 부담금의 인상수준을 소비자물가상승률 수준으로 결정해 매년 점진적으로 인상했다. 물가연동제 채택 이후 담배 제품의 밀수가 급감하는 등 가짜 담배시장 역시 축소됐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학교수는 "흡연 인구를 줄이기 위한 정부 정책이 단기적인 목표가 아닌 장기적인 목표를 가지고 체계적으로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광호 기자 k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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