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학기 맞이한 대학 캠퍼스, 늘어난 졸업생들로 가득찬 도서관은 '비장'함으로 가득차
새 학기 첫 주말인 대학 캠퍼스는 활기참의 상징이다. 지난 7일 찾아간 서울 신촌의 한 대학 캠퍼스도 동아리와 학회 신입회원을 모집한다며 사람을 끌어 모으는 소리로 시끌벅적했다. 높은 톤의 목소리로 반갑게 '안녕하세요'하고 외치는 소리는 파릇파릇한 새 학기의 생기를 드러냈다.
인근 다른 대학도 마찬가지였다. 이 대학 캠퍼스는 곳곳에 관광객들과 신입생들로 가득 차 시끌벅적했지만 도서관은 취업준비생으로 가득한 채 긴장감ㆍ비장함·초조함이 느껴질 정도였다. 주말이라고는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많은 학생들이 토익 책을 펴고 앉아 영어 공부를 하고 있었다.
이날 도서관에서 만난 취업 준비생들은 입을 모아 불안감을 토로했다. 대학 졸업 후 계약직으로 일하며 정규직 직장을 찾고 있다는 양모씨(28)는 "졸업 후 소속이 없을 때 불안했지만 계약직으로 일하며 소속감이 생겨 스트레스가 덜하다"면서도 "내 나이 또래에 가지고 있어야 할 지위를 갖지 못해 나이가 들수록 불안하다"고 털어놓았다. 또 양 씨는 "서류에서 떨어질 때마다 이유를 알 수 없어 스펙에 목매게 된다"고 말했다.
취업준비생들은 불안함ㆍ스트레스와 함께 과도한 취업 준비 비용 문제를 호소하기도 했다. 평소에도 대학 도서관에 나와 취업 준비를 한다는 차모씨(29)는 "학교 식당에서 식사해 밥 값을 아낄 수 있고 공부할 장소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보니 집이 멀어도 학교로 온다"며 "아르바이트로 간신히 취업 준비 비용을 내고 있다. 스펙을 쌓기 위해 자격증을 준비하려다보면 돈이 많이 드는 데 점수가 한 번에 나오지 않아 시험을 여러 번 보거나 학원이라도 다니려면 아르바이트로 번 돈을 다 써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돈 있는 사람은 시험도 여러 번 볼 수 있고 학원도 다니니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때가 있다"고 호소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정현진 수습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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