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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페이·카카오는 핀테크 아닌 테크핀, 진짜 핀테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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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석 에프앤자산평가 대표, 기술 중심 핀테크 문화에 일침

최원석 에프앤자산평가 대표

최원석 에프앤자산평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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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정부도 금융권도 인터넷 기업들도 핀테크(Fintech, 금융+기술)를 얘기한다. 핀테크 관련 정책들은 하나 둘씩 나온다. 방향은 맞는 걸까. 9일 만난 최원석 에프앤자산평가 대표는 "틀렸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우리나라에서 나오는 기술금융 융합 모습들은 핀테크가 아니라 테크핀(Techfin)"이라고 지적했다. 금융을 중심으로 삼되 기술이 이를 뒷받침하는 모양새가 나와야 하는데 거꾸로 가고 있다는 얘기다.
다음카카오의 카카오페이나 애플의 애플페이 등은 기존 기술에 금융을 더한 모습이다. 휴대폰을 이용한 간편한 금융결제는 소비자를 편리하게 만들지만 이런 수준이 진정한 핀테크인지 의문이라고 그는 고개를 저었다.

최 대표는 자칭타칭 핀테크 경력만 15년이다. 지금은 사라진 장기신용은행 경제연구소에서 사회 생활을 시작했다. 바로 삼성증권 을 거쳐 삼성그룹이 만든 특별한 태스크포스(TF)팀에 들어가는데, 바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2000년에 만든 'e삼성'이다. e삼성 14개 계열사 중 '금융과 정보통신(IT)을 결합한 서비스를 제공하자'는 모토로 만든 게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 로, 현재 에프앤자산평가의 모회사다. 핀테크가 금융과 기술의 결합인 점을 감안하면 15년 전 e삼성에서 이미 국내 핀테크 산업의 씨앗이 자라고 있었던 셈이다. 최 대표는 "최근 화제가 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핀테크는 2000년대초에 이미 시작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에프앤가이드는 각종 금융데이터를 분석 툴로 가공해 고객별 맞춤형 정보를 제공했는데 당시로선 생소한 서비스였다. 최 대표는 "초기에 서비스를 설명하고 데이터를 수집하는 데만 수년이 걸렸다"며 "잘 분석된 금융정보를 이용해 보다 효율적인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이 핀테크의 요체"라고 말했다. 그는 "예를 들어 매년 비가 내리는 날이면 서울 어느 지역에서 교통사고가 늘어 보험금 청구가 많느냐는 질문에 답할 수 있는 것이 금융을 중심으로 한 핀테크"라고 설명했다.
최 대표는 테크핀이 아닌, 핀테크를 잘 구사하고 있는 나라로 영국을 꼽았다. 금융산업 왕좌를 미국에게 내준 영국은 최근 핀테크로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영국의 금융사들은 자신들의 방대한 금융상품ㆍ정보에 테크기술을 접목시켜 한 차례 진화한 자산운용과 상품개발을 선보이고 있다. 국내 금융사들도 영국을 벤치마킹해야 한다는 게 최 대표의 생각이다.

에프앤자산평가는 은행, 증권 등 금융권이 보유한 금융자산을 시가평가하는 평가업을 주로 한다. 금융자산 평가는 금융권의 업무평가 및 재무관리를 위해 꼭 필요한 과정이다. 4년 전 에프앤자산평가 설립 때 4대 은행(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이 각 8%씩 모두 32% 지분을 출자한 이유다.

에프앤가이드에서 에프앤자산평가로 옮긴 이후에도 최 대표는 여전히 핀테크에 꽂혀 있다. 오는 7월에는 평가정보 분석 툴인 소위 '에프앤프라이싱'을 업계 최초로 내놓는다. 이를 이용하면 은행, 보험, 증권사의 운용역들이 에프앤자산평가가 보유한 각종 데이터를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끔 가공 .사용할 수 있다. 핀테크의 대중화다.

최 대표가 겪은 핀테크 성공의 속성은 '기다림'이다. 에프앤가이드는 설립 5년 만에 흑자로 돌아섰고, 에프앤자산평가는 4년째인 지난해에야 손익분기점을 맞췄다. 국내도 핀테크 시장 규모가 수십조원으로 언급되지만 수익이 수수료에 머문다는 점을 감안하면 당장 실익은 크지 않으리란 시각도 있다.

최 대표는 "금융업의 본질은 돈을 불려주는 것"이라며 "금융사들이 핀테크를 활용해 어떻게 고객의 자산을 키울 수 있을지 고민해야만 진정한 핀테크가 구사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승종 기자 hanar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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