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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읽다]개미의 고독사…외로움과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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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외된 개미, 6일 만에 죽음에 이르러

▲개미는 소외되면 고독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사진제공=사이언스]

▲개미는 소외되면 고독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사진제공=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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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외로움만큼 견디기 힘든 것이 있을까. 주변에 아무도 없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고독은 더욱 짙어진다. 외로움과 고독을 이기지 못하고 끝내 생을 마감하는 '슬픈 현실'이 다가온다. 이는 인간뿐만 아니라 동물, 곤충에게도 발생한다.

김춘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지난해 12월 '대한민국 고독사의 현주소와 미래'라는 정책집을 내놓았다. 이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 무연고 사망자는 2011년 682명, 2012년 719명, 2013년 878명으로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이 통계는 가족 등을 찾을 수 없어 정부 예산으로 장례를 치른 것만 포함시켰다. 외롭게 살다 사망한 뒤 유족에게 인계된 것을 포함한다면 고독사는 더욱 늘어난다.
최근 한 연구를 보면 곤충의 경우에도 고독사가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개미의 경우를 두고 하는 말이다. 사이언스지는 3일(현지시간) '외로운 개미는 영양실조로 죽는다(Lonely ants die of malnutrition)'는 기사를 게재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곤충의 세계에서도 사회성은 있다. 특히 개미의 경우 사회성이 아주 강하다. 동료들과 끊임없이 교류하면서 집단 사회활동을 한다. 동료와 친하지 않고서는 살아가기 힘들다. 최근 연구를 보면 개미의 경우 동료 없이는 살아갈 수 없다는 사실이 증명됐다.

연구팀은 왕개미를 실험 대상으로 삼았다. 한 마리의 개미와 열 마리의 개미 등으로 실험 대상을 나눴다. 결과적으로 고립된 개미는 6일 뒤 죽은 반면 그룹 개미들은 66일 동안 살아남았다. 연구팀은 소외된 개미의 경우 자신이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몰라 무척 혼란스러워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를 이끈 로렌트 켈러(Laurent Keller) 로잔대학교 곤충학자는 "소외된 개미는 안절부절 못 하는 모습이었다"며 "한순간도 쉬지 않고 이리저리 움직였다"고 말했다.

갈피를 잡지 못하며 끊임없이 움직이면 에너지가 많이 필요하다. 고립된 개미는 허둥지둥 이곳저곳 움직였는데 음식은 잘 먹지 못하는 상황에 처하면서 사태는 더욱 악화됐다. 왕 개미는 음식물을 내장에 저장한 뒤 둥지로 옮긴다. 이어 음식물을 토해내 동료 개미들과 함께 나누는 습성을 지니고 있다.

고립된 개미가 음식물을 먹지 못하는 이유를 두고 연구팀들이 분석에 나섰다. 결과적으로 고립된 개미는 음식물을 토해내는 과정에서 음식물의 구성성분이 바뀌면서 소화할 만큼 충분하지 못한 것으로 진단됐다. 동료 개미들과 있을 때와 다른 모습을 보였다.

연구팀은 "음식물 구성성분이 바뀌는 것뿐만 아니라 사회적 상호작용이 사라지면서 개미 두뇌를 변화시키고 영양 흡수에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이번 연구는 집단으로부터 소외됐을 때 동물은 물론 인간에까지 나쁜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여서 주목되고 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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