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하진 않아요. 제게도 책임이 있으니까요."
경영 국가대표 출신 김지현(26) 선수는 감기약을 잘못 먹었다가 금지약물 검사에서 기관지 확장제인 클렌부테롤이 검출돼 지난해 5월 13일부로 자격정지 2년의 징계를 받았다. 소속팀 대구광역시체육회로부터 계약 해지까지 통보받은 그는 두 달 넘도록 칩거했다. "남들에게 이런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더라"고 했다.
약을 처방한 동네 이비인후과 의사는 금지약물 성분이 포함됐다는 사실을 몰랐다.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의 청문회를 찾아 내용을 밝혔고 자신의 잘못을 인정했다. 그러나 의사, 변호사, 체육인사 등으로 구성된 청문회 위원들은 관용을 베풀지 않았다. 금지약물 포함 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선수의 과실에 더 무게를 뒀다. 국가대표 동료들의 탄원서와 감기약 봉투까지 제출했지만 소용없었다.
남성호르몬제인 테스토스테론에 양성반응을 보인 박태환(26) 선수는 국제수영연맹(FINA) 청문회 참가를 앞두고 준비를 철저히 하고 있다. 대한체육회, 대한수영연맹, 박 선수 측 관계자들은 지난달 30일 스포츠인권익센터에서 '청문회 대응팀'을 꾸렸다. 박 선수가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그러나 FINA를 얼마나 설득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국내에서는 검찰의 수사가 진행중이고, 박 선수 측은 청문회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함구해야 하는 의무를 지키지도 않았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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