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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억원 넘는 회원권이 아직도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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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슬링락 등 신흥 블루칩, 독특한 하드웨어와 독자적인 소프트웨어 '승부수'

13억원의 초고가 회원권을 자랑하는 휘슬링락 코스 전경.

13억원의 초고가 회원권을 자랑하는 휘슬링락 코스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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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손은정 기자] "10억원이 넘는 골프회원권이 아직도 남아있다고?"

2008년 초반까지는 '고가'를 넘어 '초고가'라는 카테고리로 묶었던 10억원이상의 골프회원권이 상당수 있었다. 남부는 한때 20억원을 넘기도 했다. 이후 골프장 급증과 불황 등 내, 외부적인 환경 요인에 의해 절반 이상의 시세가 날아갔지만 10억원이 넘는 회원권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이제는 상징적인 가격으로 군림하고 있는 10억원 회원권, 그 면면을 자세히 살펴봤다.
▲ 10억원대 돌파는 언제부터?= 2000년대 중반, A 외국계 회사의 한국 법인이 혜택과 접근성 등을 따져 10억원짜리 회원권의 구매를 결정한 뒤 본사에 보고했다. 돌아온 답변은 "회원권을 사라고 했지 골프장을 사라고 한 게 아니다"였다. 이방인의 눈에는 쉽게 이해가 안 되는 한국의 골프회원권 가격이었다. 하지만 그 당시만 해도 10억원이 넘는 회원권이 즐비했다. 개인의 2배 가격인 법인은 더욱 그랬다.

10억원대의 벽은 그래서 '블루칩'으로 대변됐다. 이 가격대를 돌파했던 골프장들이 지금도 골퍼들에게 '프리미엄'이라는 인식으로 남아 있는 이유다. 가장 먼저 10억원 고지를 넘은 곳은 역시 남부다. 1992년 개장 당시 1계좌당 1억2000만원, 150계좌의 주주제로 시작된 골프장이다. 지금도 18홀 규모에 회원 수가 194명에 불과하다. 부킹 전쟁이 치열했던 시절에는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아 "없어서 못 사는 회원권"으로 군림했다.

2004년 9억원에 거래되기 시작했고, 이듬해 10억원을 찍고 곧바로 13억원을 넘겼다. 2008년 일반 정회원권으로는 유일하게 20억원대을 돌파하며 역대 최고가인 21억5000만원까지 기록했다. 이스트밸리와 남촌, 렉스필드의 이른바 '곤지암 3인방'이 10억원 시장에 가세했다. 신흥부자들 덕분에 수요도 충분했다. 그러나 2012년 여름, 마지막까지 버티던 남부의 10억원 시세가 붕괴됐다.
▲ '신세대 블루칩' 휘슬링락= 현재 가장 비싼 회원권은 휘슬링락과 제이드펠리스가 13억원, 해슬리나인브릿지가 12억원, 윈체스트안성이 11억원, 파인리즈와 레인보우힐스, 비에이비스타 무기명 등이 10억원이다. 에이스회원권거래소 집계다. 이현균 애널리스트는 "골프장에서 직접 관리해 시중에서는 거래되지 않는다"며 "유통되지 않아 분양가가 곧 시세"라고 설명했다.

신세대 블루칩들은 당연히 코스와 클럽하우스 등 시설 투자에 거액을 쏟아 붓고 특별한 회원서비스를 가미한 곳들이다. 강원도 춘천의 휘슬링락이 대표적이다. 개장한지 3년밖에 안됐지만 일찌감치 골퍼들이 반드시 플레이하고 싶은 '버킷리스트'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명코스로 주목받고 있다. 실제 테드 로빈슨과 로빈슨 주니어의 디자인은 미국 골프매거진이 2년마다 선정하는 세계 100대 코스 후보에 최단기간 진입하는 기록을 세웠다.

건축물도 예사롭지 않다. 세계적인 건축그룹 메카누가 설계한 클럽하우스는 한국색채대상에서 이례적으로 대상인 산업통상부장관상까지 수상했을 정도다. 여기에 회원의 취향을 세밀하게 분류해 1대1 맞춤서비스, 이른바 '메스클루시버티(특권층에게만 한정판매하는 맞춤명품)' 서비스, 골프장내 텃밭에서 유기농으로 생산한 채소가 식탁에 오르는 등 '웰빙식 먹거리'까지 시선을 끈다

과거에는 코스보다 주말예약률과 접근성이 회원권 가격 결정의 절대적인 요인으로 작용했고, 얼마 전에는 도산하는 기업들이 생겨나면서 모기업의 안정성이 가격 결정 요인에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 지금은 골프장만이 갖춘 독특한 하드웨어와 독자적인 소프트웨어가 핵심이다. 아무 방해도 받지 않고 대자연을 탐험하는 여정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 바로 명코스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손은정 기자 ej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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