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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日누카가, 한일정상회담 두고 평행선

최종수정 2014.10.24 20:32 기사입력 2014.10.24 20:32

누카가 의원, 아베 총리 메시지 전하며 "만나는 게 좋을 듯"
朴 대통령 "진정성 우선돼야" 기존 입장서 물러서지 않아


[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만나서 풀자"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메시지를 들고 방한한 누카가 후쿠시로 한일의원연맹 회장을 만나 대화했지만 한일정상회담을 바라보는 양측 간 이견만 확인하는 데 그쳤다.
누카가 회장은 "일단 만나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을 내며 박 대통령을 설득하려 했으나 박 대통령은 "진정성 있는 조치가 우선"이라는 기존 입장에서 한 발도 물러서지 않았다.

앞서 지난 21∼22일 한국을 방문해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등을 만나고 돌아간 야치 쇼타로 일본 국가안전보장회의 국장이 "11월 정상회담은 어렵겠다"는 방한 결과를 아베 총리에게 보고한 것에서도 한국 정부가 이 사안에 대해 견지하고 있는 굳건한 입장을 확인할 수 있다.

박 대통령은 24일 오후 청와대에서 누카가 회장 일행을 만나 대화했다. 누카가 회장은 한일의원연맹 일본 측 회장으로 25일 합동총회 참석차 방한했다.
이 자리에서 누카가 회장은 자신이 방한 전 아베 총리를 면담했다며 "아베 총리는 내년 한일 수교 50주년을 새로운 양국관계를 구축하는 계기로 삼기를 바라며, 대화를 통하여 한일관계 개선을 희망한다는 메시지를 박 대통령께 전달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전했다고 청와대가 접견 후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그러면서 누카가 회장은 "위안부 문제와 관련, 아베 총리는 역대 내각이 계승해 온 점을 감안하여 무라야마 담화와 고노 담화를 계승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말하고 있다"며 "따라서 현재 진행 중인 한일 간 국장급협의 등의 촉진을 위해서도 양국 정상이 만나 문제 해결을 위한 정치적 의지와 지침을 주는 것이 좋을 것으로 생각한다"는 의견을 냈다.

이에 박 대통령은 "과거에 정상회담을 개최한 후 오히려 관계가 후퇴했던 경험을 교훈으로 삼아 사전에 충분한 준비를 통해 성공적 정상회담이 되도록 진정성 있는 노력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박 대통령은 그러나 한일관계 개선의 필요성과 시급성에 대해선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는 뜻을 전하며 관계개선 의지도 밝혔다. 박 대통령은 "견고한 한일관계는 동북아의 평화ㆍ번영을 위해 중요하며, 미래세대에 안정적 양국관계를 물려줄 책무가 있다"며 "양국 간 민감 현안을 해결치 않고 적당히 넘어가면 양국관계의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는 바, 우리 세대에 이를 확실히 바로 잡아서 '비온 후에 땅이 굳는 것'과 같이 튼튼한 관계로 만들어 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양국 간 상징적 현안이 위안부 문제인데, 이 문제의 해결은 한일관계의 새 출발을 위한 첫 단추라고 본다"며 "위안부 피해자분들이 생존해 계신 동안 이분들의 명예를 온전히 회복할 수 있는 납득할 만한 조치가 있기를 기대한다. 우리 국민들의 마음에 상처를 주는 역사 퇴행적 언행을 반복하지 않는 것이 신뢰를 바탕으로 한 관계발전에 중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박 대통령은 또 최근 일본에서 일고 있는 반한시위와 관련, 일본 정치권이 문제 해결을 위해 나서줄 것도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최근 일본 정치권에서 반한시위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는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런 움직임이 결실로 이어질 수 있도록 일한의원연맹의 관심과 지원을 당부했다.

이에 누카가 회장은 "일본에서 이 문제가 진지하게 다뤄지고 있다"며 노력을 다짐했다. 그는 또 "의원연맹 총회에서 처음으로 위안부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라며 "양국 의원 간 솔직한 의견교환을 통해 양국관계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아베 총리가 한일정상회담을 원한다는 친서나 메시지를 전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달에도 모리 요시로 전 총리를 통해 비슷한 내용의 친서를 보냈다.

아베 총리는 11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때 중일, 한일 정상회담을 추진하고 있는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첫 만남은 가시권에 들어와 있지만, 박 대통령과의 첫 회담은 성사 가능성이 높지 않은 상태다.

아베 총리는 대화에 대한 적극적 행보와 달리 박 대통령이 전제조건으로 요구하는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성의 있는 조치'는 내놓지 않고 있다. 오히려 지난 17일 야스쿠니신사에 공물을 보내거나, 일본 정부가 위안부 강제 동원에 대해 일본 책임을 묻는 유엔(UN) '구마라스와미 보고서' 수정을 요구하는 등 오히려 관계악화를 부추기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지난 21∼22일 한국에서 김관진 국가안보실장ㆍ윤병세 외교부장관 등과 면담한 야치 국장은 일본으로 돌아가 "11월 정상회담은 어렵다"는 의견을 아베 총리에게 보고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4일 보도했다. 아베 총리는 25일 한일의원연맹 합동총회에 축사를 보낼 예정이며 27일에는 일본에서 정의화 국회의장을 만난다. 이런 기회를 통해 아베 총리는 한일관계 개선을 위한 자신의 노력을 국제사회에 반복적으로 알릴 것으로 보인다.


신범수 기자 answ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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