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전체회의 표결 강행 vs KBS 새노조 반발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KBS 신임 이사에 이인호 서울대 명예교수가 추천됐다.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성준)는 1일 전체회의를 열고 이 같이 결정했다. 이날 전체회의에서는 고삼석, 김재홍 야권 추천 상임위원이 표결에 반대하며 퇴장한 가운데 여권 추천 인사 3명이 표결 강행해 처리됐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본부장 권오훈, 이하 KBS 본부)는 성명서는 내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 자리에서 고삼석 방통위 상임위원은 "방통위가 KBS 이사를 추천하는 과정에서 토론하고 논의하는 자리도 없이 일방적으로 회의시간까지 정해놓고 처리하는 것이 상식적이라고 생각하느냐"고 지적한 뒤 "합의제이면서 독립적인 방통위의 권위를 스스로 갉아먹는 태도부터 바꿔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길영 전 KBS 이사장이 8월25일 전격 사퇴서를 방통위에 제출하면서 이미 차기 이사장이 내정돼 있다는 소문이 끊이지 않았다. 이를 입증하듯 곧바로 이인호 교수가 내정됐다는 소식이 흘러나왔고 이날 방통위 전체회의에서 추천되는 등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KBS본부는 "이인호 씨를 청와대가 개입해 기획한 낙하산 이사로 규정하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힌다"며 "전광석화처럼 진행되는 이사 선임절차 뒤에 청와대의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한다는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이사의 역사관도 문제 삼았다. KBS본부는 "(문창극 후보자를 적극 편들었던 이 이사에 대해)편향된 역사관을 소유한 인물"이라며 "공영방송 KBS의 최고의결기구 이사로는 부적합한 사람"이라고 평가절하 했다. 이 이사는 TV조선에 지난 6월19일 출연해 문창극 총리후보자의 전체 강연을 두고 '감동적'이었다는 발언을 한 적이 있다. 방통위가 이번 사안을 일사천리로 진행한 것을 두고 KBS 본부는 "방통위가 청와대의 거수기 역할로 전락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한편 이 이사는 여성 최초로 주 핀란드, 러시아 대사를 역임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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