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만에 재발간하는 펠리컨 북스의 첫 책
장하준 교수는 각 학파의 성장배경과 특징 등을 신간 '경제학 강의'에서 일목요연하게 정리한다. 어떤 학파가 있는지부터 알아보자. 오스트리아 학파(A), 행동주의 학파(B), 고전주의 학파(C), 개발주의 전통(D), 제도학파(I), 케인스 학파(K), 마르크스 학파(M), 신고전주의 학파(N), 슘페터 학파(S) 등 대략 9개 학파로 간추려볼 수 있다. 칵테일 제조법은 다음과 같다. 자본주의의 활력과 생존능력에 관한 다양한 견해를 맛보려면 'CMSI', 자유 시장을 옹호하는 다양한 견해를 맛보려면 'CAN', 왜 가끔은 정부 개입이 필요한지 알고 싶으면 NDK 등으로 제조하면 된다.
"신고전주의 경제학은 근본적인 사회 변화 없이 가능한 선택만 고려하게 된다. 예를 들어 많은 신고전주의 경제학자들, 심지어 좌파 성향의 '리버헐'한 폴 크루그먼조차 가난한 나라 공장의 저임금 정책을 비판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저임금 노동이라도 하지 않으면 다른 선택은 실업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논리는 맞다. 만약 우리가 저변에 깔린 사회 경제적 구조를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말이다. 그러나 일단 우리가 기꺼이 구조 자체를 바꾸겠다고 나선다면 저임금 노동 말고도 여러 가지 선택을 할 수 있다."
"내용은 쉽고 순하지만 내 책 중 가장 래디컬하다"는 저자의 평대로 이 책에서는 '경제학 만능주의'에 대해 회의적인 시선을 보낸다. 2008년 금융위기가 터졌을 때 주류 경제학은 이를 예측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해결책도 제시하지 못했다. 자기 분야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 경제학이 모든 것을 설명하겠다고 나서는 '과대망상증'에 사로잡혀있다는 주장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경제학을 배우고, 경제를 이해하려는 노력을 멈추지 말아야할 이유는 "경제는 전문가들에게만 맡겨 두기에는 너무 중요하기" 때문이다.
(장학준 / 김희정 옮김 / 부키 / 1만6800원)
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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