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권용민 기자] "보조금은 이제 거의 없어요. 출고가를 인하하는 추세이니 차라리 중복할인 혜택을 찾아보는 게 나아요"
이동통신 3사의 순차 영업정지가 끝나고 본격적인 영업이 시작되면서 기존 출시된 단말기들의 출고가가 인하됐다. 95만4800원이었던 LG G2가 69만9600원으로 내려갔다. 55만원에 판매되던 팬택 베가 아이언은 38만9400원으로 떨어졌다. 적게는 16만원에서 많게는 25만원까지 저렴해진 것이다. 사상 최고(45일)의 영업정지를 맞은 이통사들이 정상영업에 돌입하면서 불법 보조금 대신 출고가 인하로 가입자를 유치하려는 전략이다.
휴대폰 매장들은 방송통신위원회의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며 25만~26만원 수준의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었다. 종로 인근 A판매점 직원은 "예전에는 비싼 출고가에 보조금으로 들어가던 게 이제는 단말기 값이 낮아져서 나온다"면서 "합법 보조금(27만원)에 다른 혜택들만 찾아도 지금까지 청구되던 월 요금하고 똑같이 맞춰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예전처럼 보조금이 대거 뿌려지지는 않지만 단말기 출고가 인하에 각종 혜택이 강화되면서 요금 부담을 최소화시켜 주겠다는 설명이다.
명동 인근 B대리점 관계자는 "최근에는 최신 모델보다 적당한 가격대의 스마트폰을 찾는 손님들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낮아진 출고가에 요금 할인ㆍ결합 혜택도 있기 때문에 손님들을 끌기에는 충분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각 매장별로 재고가 부족할 것으로 예상돼 재고를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LG유플러스도 자사 전용 스마트폰인 LG Gx를 비롯해 ▲갤럭시 메가 ▲갤럭시S4 LTE-A ▲G2 ▲베가 아이언 등 9종 LTE 스마트폰 출고가를 20만원가량 인하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스마트폰 출고가 인하, 프로모션 진행 등 가입자들이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영업활성화 활동을 실시해 서비스 중심 경쟁구도로 이끌겠다"고 강조했다.
KT는 지난달 27일 영업을 재개함과 동시에 자사 전용폰인 삼성전자 갤럭시S4 미니의 출고가를 27% 인하해 25만9600원(기존 55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옵티머스 GK도 지난 2월 55만원으로 한 차례 가격을 인하한 데 이어 28일부터 갤럭시S4 미니와 같은 가격으로 판매했다. 이 같은 전략에 단말 약정기간을 축소할 수 있는 '스펀지플랜' 등으로 시장 공략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경쟁사의 움직임에 따라 출고가 인하 대상도 유동적으로 확대할 전망이다.
한편 제조사와의 출고가 인하 협의는 이통3사가 본격적으로 경쟁을 시작하는 날까지도 이어지다 막판 합의를 도출했다. SK텔레콤과 제조사의 협의가 당일 오전까지 계속되면서 하루 빨리 영업을 시작한 LG유플러스도 출고가 인하여부가 불투명했다. 한 통신사만 판매하는 전용 단말기가 아닌 통신사들이 공용으로 판매하는 단말기의 경우 제조사와 통신사 모두가 합의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권용민 기자 festy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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