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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망 중립성 규정 변경…논란 뜨거워질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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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지난 24일 새 '망 중립성' 규정을 공개한 가운데 이를 둘러싼 논쟁이 한층 뜨거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의 망 중립성에 대한 개념이 공공성을 강조했다면 이번에 새로 내놓은 개념에는 경제 논리가 더해졌기 때문이다.

FCC는 망 중립성의 원칙을 고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망 중립성의 공공성 개념이 이미 많이 훼손된 상황에서 FCC의 이번 결정으로 더 이상 망 중립성의 논리가 작동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FCC가 현실의 논리에 굴복하고 말았다는 것이다. 결국 올해 말까지 FCC가 망 중립성에 대한 새로운 규정을 확정할 때까지 뜨거운 논란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파이낸셜 타임스(FT) 등에 따르면 FCC는 소비자 혜택이 늘어난다는 전제 하에 망 사업자가 망을 이용하는 컨텐츠 제공업체에 차별적으로 과금하는 것을 제한적으로 허용키로 했다. 망 사업자가 컨텐츠 제공업체와 개별 협상을 통해 망 이용료에 대한 대금 지불을 요구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것이다.

다만 FCC는 소비자의 인터넷 이용 속도나 품질 개선이 이뤄진다는 전제 하에 망 이용료 부과를 허용키로 했다. FCC는 "광대역망 공급업체들이 컨텐츠 제공업체들에 개별 협상을 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면 가입자들에 일정 수준 이상의 기본적인 서비스를 제공해야만 하는 의무도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FCC는 또 '상업적으로 합리적인(commercially reasonable)' 수준에서 정해진 망 이용료만 FCC의 승인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망 중립성이란 인터넷 통신망을 공공재로 보고 누구나 차별 없이 쓸 수 있게 하는 것을 말한다. 이는 정보 접근의 차별화를 차단하고 공공성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다.

FCC는 나름 소비자의 이익 증진과 합리적 수준의 망 이용료라는 원칙을 내세워 망 중립성의 원칙이 최대한 지켜질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망 중립성에 내재됐던 공공성의 원칙이 경제 논리에 크게 훼손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당장 이번 FCC의 결정으로 유튜브나 넷플릭스 등에는 비용 증가 요인이, 컴캐스트나 버라이즌 커뮤니케이션스 등 망 사업자 들에는 수익 증가 요인이 생겨 업체간 희비가 극단적으로 엇갈리게 됐다.

FCC의 결정으로 망 사업자의 권한은 크게 강화됐고 망을 갖고 있지 않은 넷플릭스와 같은 컨텐츠 제공업체의 입지는 크게 약화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자본을 가진 거대 기업이 망을 독점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이는 향후 정보의 자유로운 흐름을 저해하고 부의 격차에 따라 획득할 수 있는 정보의 격차도 커질 수 있다.

당장 미 1, 2위 케이블업체인 컴캐스트와 타임워너 케이블의 합병을 FCC가 승인할 지 여부가 큰 주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양 사는 지난 2월 컴캐스트가 약 450억달러에 타임워너 케이블을 인수한다는 발표를 했다. 양 사의 합병은 미 법무부와 FCC 등 관련 규제 기관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

스트리밍업체 넷플릭스는 최근 양 사의 합병을 공개적으로 반대한다고 밝혔다. 넷플릭스는 양 사가 합병하면 미 인터넷에 대한 통제권을 과도하게 확보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넷플릭스는 지난 2월 컴캐스트의 망을 사용하는데 따른 이용료를 지불하기로 합의했다. 이처럼 현실에서는 이미 다수의 컨텐츠 제공업체가 망 사업자들에게 망 이용료를 지불하고 있는 상황이다. FCC도 이러한 현실을 무시할 수 없어 망 중립성의 개념을 수정키로 한 것이다.

이번 FCC의 결정은 지난 1월 미 연방법원의 판결에 따른 것이다. 당시 연방법원은 통신업체 버라이즌이 FCC의 망 중립성 원칙에 대해 제기한 소송에서 버라이즌의 손을 들어줬다. FCC가 지나친 권한을 행사하고 있다고 판결한 것이다. 2월에 FCC는 연방법원의 판결에 항소하지 않고 새로운 규정을 마련하겠다고 밝혔고 지난 24일 새로운 망 중립성에 대한 개념을 공개한 것이다.

FCC는 새로운 망 중립성에 대한 규정을 내달 15일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중 중립성 규정에 대한 FCC의 최종 입장을 정리하고 이후 공공 의견을 취합한 후 관련 규정을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따라서 어떤 의미에서 보면 망 중립성에 대한 논란은 이제 시작인 셈이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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