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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브로 깡'으로 400억대 가로챈 사기단 적발

최종수정 2014.04.13 10:50 기사입력 2014.04.13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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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정보 판매상과 결탁해 소액대출 급한 신용불량자에 접근
- 와이브로 가입시킨 후 통신사가 지급하는 노트북 및 보조금 빼돌려
- 檢 "통신사 과열 경쟁이 범행에 일조한 셈"


[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속칭 '와이브로 깡'으로 이동통신사로부터 보조금을 빼돌린 불법 대부업자와 개인정보 판매상, 이동통신 대리점 업주 등이 대거 적발됐다. 이들이 챙긴 보조금은 439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2부(부장검사 이정수)는 '와이브로 깡' 사기 조직단을 적발하고 대리점 업주 김모(44)씨 등 모두 17명을 구속기소하고 48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13일 밝혔다. 서울시 산하 공기업 5급 직원인 A(45·구속기소)씨도 사기범행에 연루된 것으로 드러났다.

'와이브로 깡'은 급전이 필요한 사람을 와이브로(휴대 인터넷)에 가입시키고 돈을 빌려준 뒤, 이동통신사가 지급하는 노트북 구입 대금과 개통 보조금을 가로채는 수법이다.

범행에 활용된 와이브로 결합상품은 대리점이 가입자에게 와이브로 수신기와 노트북을 지급하면 이동통신사가 개통 대리점에 노트북 대금과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들은 통신사에서 가입자의 신용상태를 확인하지 않는 점, 노트북의 일련 번호만 전산에 입력하면 가입자에게 전달된 것으로 간주하고 대금을 지급하는 점 등을 노렸다. 심지어 허위로 일련 번호를 조작하거나 이미 판매된 노트북 번호를 입력했는데도 적발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기단은 조직적으로 역할을 분담해 치밀하게 범행을 모의했다. 먼저 모집책은 소액대출이 필요한 신용불량자에 접근해 '와이브로에 가입하면 통신사 보조금 일부를 떼주고 3개월 뒤 명의를 바꿔주겠다'며 가입을 유도했다. 대리점은 이들을 가입시키고 이동통신사로부터 노트북 대금과 개통 보조금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정모(36·여·구속기소)씨는 3870만건의 개인정보를 확보한 후 대부업자들이 요구한 소액대출 희망자를 추려 건당 1만5000∼2만원에 팔아넘겼다.

가입자에게 전달됐어야 할 와이브로 수신기와 노트북은 시장에서 덤핑 판매됐고, 3만4982대가 불법 유통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로 인해 이동통신사 두 곳이 각각 243억원, 196억원의 피해를 입었다.

노트북 판매업자들이 아예 이동통신 대리점을 차리기도 했고, 불법유통된 노트북이 대거 시장으로 유입되면서 노트북 대리점이 줄도산 하기도 했다.

검찰은 이동통신사의 과도한 판촉도 영향을 끼쳤다고 보고 있다. 이동통신사는 당시 와이브로 이용 실적이 전무한 가입자가 많고, 요금미납 등으로 가입자의 70∼80%가 해지하고 있었는데도 가입실적을 늘리는데 집중해 사후관리를 전혀 하지 않았다.

검찰 관계자는 "통신사가 1인 2대 개통을 허용하고 대리점에 과도한 개통수수료 등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의 과다 영업경쟁이 범행에 일조한 셈"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2년여에 걸친 단속을 벌여 현재는 '와이브로 깡' 범죄가 사라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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