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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앤비전]금융사 수수료 현실화, 서비스 차별화부터 시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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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석 에프앤자산평가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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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동양 사태와 신용카드 고객의 정보 유출 등 금융소비자와 관련된 이슈들이 연이어 터지면서 소비자보호 논의가 한창이다. 그렇다면 투자자라는 말 대신에 금융소비자라는 보다 광범위한 용어로 바뀌는 게 그 시작일 것이다. 웬지 투자자라고 하면 스스로 책임을 지는 반면 소비자일 때는 권리라는 말로 정의될 수 있는 느낌이다. 금융회사 입장에선 투자자가 소비자로 바뀌면서 한층 더 무거운 책임과 철저히 보호해야 할 대상으로 다가가게 된다.

하지만 금융회사 입장에선 일정 수준의 자기자본이익률(ROEㆍReturn On Equity)을 맞춰야 하는 수익 추구 목표와 그 대상인 소비자(고객)에 대한 보호 책임이 상충하는 게 현실이다. 그냥 소비자 보호를 외친다고 해서 책임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반드시 비용이 수반될 수밖에 없다. 예컨대 고객 정보를 보호하는 전산기술의 도입과 하드웨어 구축 비용이 들게 된다. 또 판매 프로세스의 재정립에도 추가로 인프라 비용이나 인건비, 그리고 시간 비용이 발생한다. 특히 이들 비용은 일시적이지 않고 지속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어 항상 수익을 추구해야 하는 금융회사 입장에선 장단기적으로 결코 작은 부담이 아니다.
모든 금융거래의 온라인화 추세로 인해 증권거래수수료, 금융상품 판매 및 운용수수료, 카드사용 수수료 등이 가뜩이나 낮아진 상황에서 소비자 보호 비용은 비용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최소한 금융산업의 수수료 측면에선 디플레가 계속되고 있다. 어느 경제나 산업에서든 디플레가 이어진다면 공급자(여기서는 금융회사) 입장에선 재화나 서비스(거래중개, 금융상품판매, 운용, 신용카드)를 제공해야 할 유인이 줄어든다. 물론 현재의 낮아진 수수료 체계에서 버틸 수 없는 금융회사의 시장 퇴출로 인해 자연스러운 구조조정이 이루어질 수도 있다.

그러나 급속한 노령화 사회 진입을 앞두고 복지형 기금 운용 등 경제 전반적으로 금융에 대한 니즈가 증폭되는 상황에서 금융소비자 보호만을 외치는 것은 자칫 금융산업의 기본적인 엔진이 식어가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든다. 뿐만 아니라 낮아진 수수료가 과연 지난 10여년간 투자자에게 자산 증식에 도움이 되었나 하는 것도 의문이다. 금융상품을 사고 파는 것은 꽤 신중함을 요구하는 것일 진데, 낮은 수수료가 빈번한 거래의 유인이 돼 오히려 독이 된 것은 아닌지 한번 쯤은 되돌아 볼 일이다.
그렇다고 수수료를 당장 올리자는 것은 아니다. 최근의 국민 정서상 저항도 있을 수 있다. 다만 소비자 보호 비용의 증가와 나빠진 수익성을 보전하기 위한 수준으로 수수료를 현실화하는 것은 고려할 만하다.

단순히 수수료를 올리는 것을 의미하는 게 아니고, 기본적인 비용에다 제공되는 서비스에 따라 수수료를 차별화하는 것이 되어야 한다. 차별화하지 않고는 현재의 일률적으로 낮아진 수수료 체계는 결코 금융회사의 수익성 향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결국에는 보호해야 할 고객에게 질 낮은 서비스라는 부메랑으로 돌아갈지도 모르는 일이다. 이에 따라 경제 전반의 규제 완화 차원에서 금융사의 수수료 현실화 논의도 차별화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할 것이다. 금융회사가 열심히 고객에게 다가설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울러 금융회사 역시 수수료 현실화와 별개로 금융소비자를 충분히 이해하고 배려하고 있는지, 정말로 도움이 되는 금융상품이나 서비스가 무엇인지 등 기본적인 역할에 대해서도 자기 반성이 필요하다. 금융소비자에 대한 소극적인 대응에서 벗어나 적극적인 금융소비자 교육 강화를 통해 고객의 자기결정 능력을 높여줘야 한다.

최원석 에프앤자산평가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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