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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EU 불협화음에 푸틴 목소리만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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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테이블 나온 러, 과도정부 부인…가디언 "서방, 애 같은 푸틴 달래기 접어야"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대화의 장'으로 나온 러시아의 콧대는 높았다. 러시아는 크림반도에 대한 침략을 부인했고 우크라이나 과도 정부의 합법성도 인정하지 못하겠다고 버텼다. 반면 러시아에 쓸 '당근과 채찍'을 놓고 미국과 유럽연합(EU) 내부에서는 이견이 커졌다.

◇소득 없이 끝난 회담=
미국 경제 일간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들은 이날 러시아가 미국·프랑스·독일·영국과 파리에서 협상 테이블에 앉았으나 별 성과는 없었다고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사태 발생 이후 미·유럽과 처음 가진 이날 공식 회담에서 존 케리 미 국무장관과 유럽 외무장관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과도 정부와 직접 대화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불법적인 우크라 과도 정부와 대화할 일은 없다"고 잘랐다. 결국 양측은 "앞으로 대화를 계속해나간다"는 합의를 하는데 그쳤다.
◇美·EU 대응 온도차=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놓고 미국과 EU 사이의 입장차도 커지고 있다. 미 의회는 우크라이나 과도정부에 10억달러(약 1조723억원)를 긴급 지원하고 러시아 제재 법안도 신속히 처리하기로 결정했다. 제재안에는 사태 개입을 주도한 러시아의 고위 관료, 국영 은행, 사기업, 개인에 대한 금융제재 및 자산동결이 포함될 듯하다.

미국은 러시아가 크림반도에서 완전히 철수하지 않는 한 이르면 이번주부터 제재에 착수할 계획이다. 그러나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크림반도에 러시아군이 없다"는 주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EU는 러시아 제재에 미국보다 신중한 입장이다. 러시아의 군사공격을 우려하는 동유럽 국가들은 러시아 병력이 우크라이나에서 완전히 철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독일 등 서유럽은 "러시아가 군대를 이미 철수하고 있는 것 같다"며 좀 더 지켜보자고 주장한다.
서방과 러시아를 중재하고 있는 독일은 EU가 추진중인 러시아 관료들에 대한 여행금지 조치나 경제협력 중단 등의 조치에 대해서도 "천천히 해도된다"며 조심스러워하고 있다.

영국 경제 일간 파이낸셜타임스는 러시아 천연가스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독일이 제재를 적극 주장하기란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독일은 러시아산 천연가스의 최대 수입국이다. 2012년 독일이 수입한 천연가스 가운데 33%가 러시아산이었다.

네덜란드·이탈리아처럼 러시아와 교역 규모가 큰 국가도 러시아를 자극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다. 2012년 EU와 러시아의 교역 규모는 3360억달러에 이른다. 이는 미국·러시아 교역 규모(400억달러)의 8배다. 유럽에서 "미국의 경우 러시아 제재로 잃을 게 없지만 유럽은 다르다"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기(氣) 세진 러시아= 러시아도 서방의 고민을 정확히 알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를 제재하면 서방도 타격 받을 것"이라고 큰소리치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서방의 고심이 깊어져가는 사이 러시아의 역공은 시작됐다. 미 NBC 방송은 러시아 의회가 자국 내 서방 기업 및 개인의 자산·계좌 동결을 골자로 하는 제재 법안을 상정했다고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영국 일간 가디언은 서방이 '어린아이와 같이 변덕스러운 푸틴 달래기에 나설 필요가 없다'고 비판했다.

가디언은 러시아의 크림반도 점령이 예상하기 어려운 시나리오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막지 못한 것은 서방의 책임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유럽은 러시아에 대해 외교적·경제적·군사적으로 더 단호하고 확고한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서방이 제대로 된 해법을 내놓지 못할 경우 결국 러시아 제국주의의 부활을 꿈꾸는 푸틴의 목표 달성만 쉬워질 것이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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