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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소득자 조세저항 우려에 '덜컥 발표, 슬쩍 후퇴'

최종수정 2014.03.05 11:33 기사입력 2014.03.05 11:10

경제장관 회의 일주일만에 또 열어 보완…연간 임대소득 2천만원 이하 2년간 세부담 유예

[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월세 사는 세입자에게는 소득공제를 해주고 월세 소득을 거두는 집주인에게는 소득세를 부과하기로 한 정부의 '주택 임대차 선진화 방안'이 다시 손질된다. 월세소득이 2000만원 이하인 2주택자의 세금이 최대 5배까지 높아지는 등 급작스런 세부담으로 조세저항이 심각해질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자 정부가 부랴부랴 보완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청와대의 경제혁신 3개년 계획에 이어 경제장관회의를 거쳐 확정된 범정부 대책이 일주일 만에 조정됨에 따라 국민 생활에 민감한 영향을 주는 정책수립 과정이 주도면밀하지 못했다는 지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특히 생계형 임대사업자에 대한 배려가 없었다는 점을 자인한 셈이어서 경제팀에 곱지 않은 눈총이 쏟아질 전망이다.
5일 오전 정부는 현오석 부총리 주재로 경제관계장관회의를 통해 주택 임대차 선진화 방안 보완대책을 논의, 확정했다. 소규모 임대소득자의 과세 부담을 덜어주는 내용이 골자다. 정부는 2주택 보유자로 연 임대소득 2000만원 이하 소규모 월세 임대소득자의 세 부담을 2년간 유예토록 했다. 또 은퇴자 등 소액 임대사업자의 경우 분리과세로 전환된 후에도 현재보다 세부담이 늘어나지 않도록 했다.

생계형 임대사업자에게는 14%의 단일세율로 분리과세를 하되 필요경비 등을 상당폭 인정하는 방식으로 세 부담을 종전 수준까지 줄어들도록 하겠다는 얘기다. 은퇴자를 비롯, 2주택 이상 보유자 136만5000명 중 상당수의 세 부담이 경감될 수 있을 전망이다.

이는 지난주 연소득 2000만원(과세표준 기준 1200만원) 이하 임대사업자에 14%를 분리과세 하는 선진화방안 발표 직후부터 반발이 특히 거셌던 점을 고려한 것이다. 과표가 1200만원이 되지 않으면 6%의 세율을 적용받는데, 임대수입에 대해 14%의 세금을 매길 경우 이들 집주인 입장에서는 실질적인 세율 인상이 되기 때문이다. 월세 100만원 외에는 다른 수입이 없는 집주인은 각종 소득공제 400만원, 필요경비율 45.3%(543만원)을 가정할 경우 256만원에 대한 세금 15만원을 내왔다. 하지만 14% 세율로 분리과세되면 세금은 92만원까지 치솟는다. 무려 5배나 세금이 늘어나는 셈이다. 월세 매물을 전세로 돌리겠다거나 월세를 올려받겠다는 임대인들이 늘어난 배경이다.
정부는 예상 외의 세금증가로 시장왜곡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진 데다 월세전환 가속화 속에 전셋값 상승 문제를 월세 공급 확대로 해결하겠다는 정책방향과도 틀어진 것으로 공감하고 대안 마련에 나섰다. 하지만 보완책 역시 시장 충격을 완화하기에는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월세 수입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소규모 임대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보완책은 총 136만5000명에 달하는 2주택자 이상 다주택자의 일부만 혜택을 입을 수 있어서다. 21만명의 3주택자에게는 전혀 영향이 없다. 아울러 그동안 임대소득을 제대로 신고하지 않은 임대소득자들은 보완대책과 무관하게 기존보다 세 부담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 2채 이상 다주택자 중 임대소득 신고자는 6% 수준인 8만3000명에 불과하다.

허윤경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다주택자에 대한 배려를 했다고는 하지만 많이 부족한 수준인 것 같다"면서 "과세 대상자 숫자나 임대현황 등 과세 인프라에 대한 정보가 완벽하게 정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어떤 부작용이 있는지에 대한 심층적인 고민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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