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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리조트 참사]발로 뛰는 이웅렬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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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은 지난 17일 오후 9시께 서울 성북동 자택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바로 그때 그의 휴대폰 벨이 울렸다. 순간 "무슨 일이 일어났구나"하는 직감이 들었다. 휴대폰 건너 안병덕 코오롱 사장의 상기된 목소리가 전해졌다. "회장님, 경주 마우나오션 리조트에서 붕괴 사고가 났습니다." 이 회장은 곧바로 옷을 챙겨 입었다.
한시라도 정확한 사고 경위와 함께 수습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지체없이 그는 경기 과천 본사로 향했다. 1시간 여를 걸려 본사에 도착한 시간은 10시30분. 이 회장은 고위 경영진들을 긴급 호출한 가운데 사고 대책 회의를 가졌다.

이 회장은 회의 도중 수십명이 사고 잔해에 깔려있다는 보고를 전해듣고 사태가 심각하다는 것을 감지했다고 한다. 이 회장은 안 사장을 본부장으로 한 사고대책본부를 꾸리고, 본사 임직원들에게 비상 대기를 지시했다.

더 이상 과천에 있을 수 없었다. 경영자로써 사고 현장에서 직접 사고 수습에 나서야 한다는 판단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18일 오전 1시30분께 "나와 코오롱이 할 수 있는 것은 모두 다하겠다" 며 경영진들과 함께 경주로 향했다. 자신의 자동차로 3시간여를 달려 사고 현장에서 도착한 시간은 5시.
그는 아비규환의 처참한 사고 현장을 목격했다. 그렇다고 당황할 겨를이 없었다. 리조트 소유주로써 뭔가 책임 있는 발언을 해야만 했다. 그는 경영진과 사과문 발표 내용을 논의하고 6시께 리조트 5층에 마련된 현장 지휘소에서 사과문을 발표했다. "고귀한 생명을 잃은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께 엎드려 사죄드립니다." 이 대목에서 이 회장의 목소리는 떨렸다. 그는 이어 "하루빨리 쾌유하시도록 코오롱은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이어 현장 대책본부에서 사고 수습을 진두지휘하기 시작했다. 이 회장은 "임직원 200여명을 현장으로 파견하라"고 지시했다. 이 회장은 점심도 거른 후 오후 1시께 사망자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계란을 맞을 각오로 유가족들 앞에 선 것이다. 이 자리에서 일부 유가족들은 이 회장의 조문을 외면했다. 부지불식간에 자식을 잃은 부모 입장에서 리조트 소유주인 이 회장과 얼굴을 맞대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이 회장은 오후 2시께 합동분향소를 찾은 후 이날 저녁 늦게 까지 사고 및 사상자 관련 대책을 진두지휘했다. 이 회장은 그룹 임원진과 함께 유족과 보상 협의 및 피해자 지원, 사고발생 경위 등을 파악하고, 보상 대책을 논의했다.

이 회장은 붕괴 참사 3일째인 19일 오전에도 현장에서 사고 수습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이틀째 사고 현장에 머물고 있다. 그룹 경영자로써 책임 경영을 실현하겠다는 의지로 읽혀진다.

이 회장은 이날 오전 사고 현장에 설치한 사고대책본부에서 임원진과 사고 원인, 유족들과의 보상 문제 등을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이 자리에서 "사고 수습에 참여하고 있는 경찰, 소방서, 공무원 등의 관계자들과 긴밀하게 협조하라"며 "사고 수습이 우선인 만큼 그룹의 전력을 다해라"고 지시했다고 그룹 관계자가 전했다. 이 회장은 오후에는 다시 유가족들을 찾아 사죄의 뜻과 보상 계획을 전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룹 관계자는 "이 회장은 그룹 경영자로써 이번 참사에 책임을 지겠다는 자세로 직접 사고 수습에 나서고 있다"며"유가족들과의 원만한 협상을 위해 보험금 지급 외에 별도 보상 등 다양한 보상책을 논의하고 있다" 고 말했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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