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한국시간) 소치의 라우라 크로스컨트리ㆍ바이애슬론센터. 가파로프는 크로스컨트리 스프린트 준결승에 출전해 급경사를 내려오다 넘어져 크게 굴렀다. 타박상을 입었지만 그는 경기를 포기하지 않았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결승선 부근에서 왼쪽 스키가 두 동강이 났다. 정상적인 경기가 불가능했다. 포기해야 할 상황이었지만 가파로프는 오른쪽 스키에 체중을 실은 채 눈 위를 걸었다.
워즈워스 코치는 "러시아 코치진이 다른 선수들을 관찰하느라 스키가 부러진 걸 보진 못한 것 같았다"고 했다. 그는 "가파로프가 덫에 걸린 것처럼 보여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결승선을 통과해 자존심을 지키게 해주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이 훈훈한 광경을 USA 투데이는 "올림픽이 시상대, 메달, 기록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 좋은 예"라고 보도했다. CBS스포츠는 "가슴 아프면서 따뜻했던 장면"이라며 "올림픽은 그들을 사랑해야 한다"고 썼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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