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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섬, 파고다' 기획전에서 만난 사람들]"기사 나간 뒤 나를 알아보는 사람도 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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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섬…' 시리즈5 주인공 윤 할아버지

▲윤 할아버지(개인 사정상 캐리커처를 싣습니다.)

▲윤 할아버지(개인 사정상 캐리커처를 싣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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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 지난해 본지에 연재된 '그 섬, 파고다' 기획 시리즈의 한 편에 주인공으로 출연했던 윤(78) 할아버지(본지 2013년11월8일자 22·23면)는 20일 종묘광장공원이 아닌 서울시의회로 출근을 했다.

서울에 대설주의보가 내려졌다는 소식에 윤 할아버지는 얼마 전 막내딸이 홍삼과 함께 사다준 두툼한 검은색 패딩점퍼를 입고, 방한화까지 챙겨 신었다. 평소보다 30분 일찍 서울 금호동 집에서 나서 7212번 버스 대신 지하철을 타고 시청역까지 왔다. 서울시의회에서 열리는 '그 섬, 파고다' 기획전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무표정한 얼굴로 '그 섬, 파고다'의 기획전을 둘러보던 윤 할아버지의 발걸음은 자신의 이야기가 담긴 액자에서 멈췄다. 우두커니 액자 속 자신의 얼굴을 보던 윤 할아버지는 "뭘 민망하게 사진을 이렇게 큼직하게 걸어놨어"라며 쑥스러워 했다. "잘 생긴 얼굴 일부러 크게 뽑았다"고 하자 그제야 "내가 젊었을 땐 더 잘 생겼었어"라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이날 기획전에선 윤 할아버지를 알아보는 관람객도 있었다. 한 관람객이 "어르신 저랑 사진 한번 찍어요"라는 요청을 받기도 했다. 윤 할아버지는 "뭣 하러 나랑 찍는데요?"라면서도 싫지 않는 표정으로 한 관람객 옆에 서서 사진을 찍었다.

"나 같이 특별하지 않은 사람한테 다들 왜 그런데? 오늘 참 쑥스럽네. 사진을 대문짝하게 걸어놓질 않나, 사진을 찍자고 하지 않나. 그래도 기분은 좋네. 나 같은 사람한테 이렇게 관심을 가져줘서."
'그 섬, 파고다' 기획전에서의 '일탈'을 마친 윤 할아버지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갔다. 윤 할아버지는 두툼한 상의 안쪽 주머니에 같은 이름으로 출간된 책을 넣고 종묘광장공원으로 발길을 재촉했다. 윤 할아버지는 연신 손사래를 치며 배웅을 마다했다. "나 알아서 잘 찾아가니까 걱정 말고 들어가서 일봐. 나중에 공원 올 때나 전화해."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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