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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축제 '쓰레기 전쟁'…매년 되풀이,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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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하나쯤은' 익명성 만연…기획부터 근본적 대책 필요
"시민의식 개선" 자성 목소리도


불꽃축제가 끝난 후 시민들이 버린 쓰레기가 그대로 방치돼 있다.

불꽃축제가 끝난 후 시민들이 버린 쓰레기가 그대로 방치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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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올해로 11회째를 맞은 '2013서울세계불꽃축제'가 지난 5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렸다. 가을철에 서울에서 열리는 대표적인 행사답게 100만명이 넘는 인파를 끌어모으며 축제는 폭죽을 터트렸지만 시민의식은 올해도 '불발'됐다. 쓰레기 투기와 무질서가 이번에도 축제의 마지막을 얼룩지게 했다.
7일 서울시 영등포구청과 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여의도 불꽃축제가 끝난 후 수거된 쓰레기는 20여t, 부상자는 33명으로 집계됐다. 행사가 끝난 후 주최 측인 한화를 비롯한 서울시, 영등포구청은 자원봉사자와 환경미화원을 투입해 뒤처리에 나섰지만 100만명이 지나간 흔적을 지우기 위한 작업은 다음 날까지 이어졌다.

오전부터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진 여의도 한강둔치 주변은 행사 종료 후에는 여기저기에 방치된 쓰레기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쓰레기를 치우자'는 일부 시민의 목소리는 구름인파에 묻혔고, 한꺼번에 많은 사람들이 몰리면서 넘어지거나 부딪히면서 부상자 중 14명은 병원으로 이송됐다.

불꽃축제 현장 주변의 쓰레기를 수거한 영등포구청 측은 "작년에는 18t 정도가 수거됐는데 올해는 이보다 약간 더 늘어난 것 같다"며 "행사 다음 날 새벽 3시까지 작업을 했고 아침 이후에도 기동조를 투입해 추가 작업을 했다"고 밝혔다.
산행길의 쓰레기 투기는 사라지는 등 시민의식이 많이 개선된 것과 달리 이 같은 대규모 행사 때는 왜 같은 일이 되풀이되는 것일까. 전문가들은 큰 행사일수록 개인의 잘못이 드러나지 않는 '익명성'에 기대기 쉽고, 공공기관이나 지자체가 사후 관리를 해준다는 인식이 크기 때문에 시민의식 향상과 기획단계부터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시스템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신재은 서울환경연합 팀장은 "한국인들에게 퍼져 있는 특유의 '손님은 왕'이라는 인식이 대형 행사에도 적용되는 측면이 있는 것 같다"며 "시민이 내는 세금으로 행사를 치른다는 생각에 익명성에 기대 뒤처리도 특별한 죄책감 없이 '나 몰라라' 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원재 문화연대 사무처장은 "많은 인파가 몰려드는 행사이기 때문에 일사불란한 모습을 기대하기는 힘든 것이 사실"이라며 "행사가 끝난 후 잘못됐다, 잘됐다를 논할 것이 아니라 기획단계부터 환경이나 시민사회 등 다양한 관련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해 단계적으로 보완해 갈 수 있는 방향전환을 하지 않으면 매년 같은 현상을 되풀이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행사에 참석한 시민들은 개개인의 시민의식 개선이 가장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불꽃축제를 보기 위해 여의도를 찾은 대학생 방여운(25)씨는 "쓰레기는 직접 치우고 가는 게 당연한 건데 같은 한국인이라는 게 부끄러울 정도"라며 "봉사인력을 보충한다고 될 일이 아니라 시민 각자가 생각을 바꾸지 않으면 매년 뒤끝이 안 좋은 행사로 남을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대형 행사를 준비할 때 매번 안전과 환경을 고려해 인력을 투입하는 등의 다양한 방법으로 대안을 세우고 있지만 제도적으로 이를 보완할 수 있는 데는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축제와 이벤트가 기본적인 질서 속에서 치러져야 한다는 시민의 공감대가 가장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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